[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미 규제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승인(EUA)을 받기 위한 준비 작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기업들의 잇단 효능 결과 발표하면서 각국 정부의 백신 물량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주최로 열린 화상회의에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위해 안전성 데이터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신 안전성은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기 전에 화이자가 증명해야 할 최대 과제 중 하나다. 표준적인 경로와 승인 절차가 다른 만큼 안전성 문제는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불라 CEO는 "안전성 관련 자료를 모으기 위해 두 달 동안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모니터링해왔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화이자는 FDA 긴급사용승인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연말까지 백신 5000만회 접종 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명이 두 번씩 맞아야 예방효과가 생기는 점을 감안하면 25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화이자는 조만간 보다 상세한 백신 효능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의 화이자 본사. 사진/뉴시스
해외 제약사의 잇단 임상 결과 발표에 백신 개발 기대감은 고조되고 있다. 전날 미국의 제약사 모더나는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 결과를 내놨다. 이보다 일주일 앞선 지난 9일 화이자는 독일 바이온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백신의 예방률이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내놨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 중 3상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간 곳은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등 약 10곳으로 추려진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또 다시 급증하는 가운데 백신 확보를 위한 각국의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을 미리 사놓은 나라는 미국 6억 회분, 유럽연합(EU) 3억 회분, 일본 1억2000만 회분 등에 이른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미국은 추가구매분까지 포함해 5억 회분, 일본 5000만 회분, 캐나다 5600만 회분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정부도 각국 제약회사와의 개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과 관련해 구매 물량과 가격 등을 논의 중"이라며 "이들 2개 제약회사 외에 한국 정부에 협상을 제안한 물량을 모두 더하면 정부가 애초 목표로 삼았던 3000만명분을 넘는다"고 밝혔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