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의원모임인 민주평화통일연대(민평련)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을 당론으로 채택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자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법 연내 입법을 위한 집중 활동에 돌입한다"며 더 강한 투쟁을 예고했다.
민평련의 대표인 우원식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한 약속인 개혁입법 과제에 대해 원칙 있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중대재해법을 비롯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공정경제 3법 등의 처리를 요구했다. 이들은 "중대재해법으로 기업이 망할 것처럼 목소리를 높인다"며 "이런 공포감 조장으로 개혁입법의 원칙이 훼손되거나 후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1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사안이지만, 저희는 원칙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일이라 생각하고 의견을 모았다"며 "중대재해법을 처리하면서도 산업안전보건법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내 다른 의견이 충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우리가 지도부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민주당 내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 의원들도 중대재해법의 정기국회 입법을 촉구했다. 위성곤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 내 제도적 안전조치가 설계되고 이를 위반할 시 형사처벌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죽음을 예방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중대재해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민주당은 산재 사망 등 방지 입법과 관련해 중대재해법 제정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사이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산재를 '기업 범죄'로 간주해 형사처벌할지 아니면 기업이 안전에 투자하도록 제재와 유인책을 강화할지를 두고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낙연 대표는 중대재해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당론 채택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 결국 두 법안에 대한 국회 상임위원회 논의 결과에 맡기겠다는 방향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에 정의당에서도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민주당의 조속한 당론 채택으로 입법에 대한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종철 대표와 강은미 원내대표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안전조치에 들어가는 비용이 안전조치 미흡으로 발생할 리스크 비용보다 크기 때문"이라며 "김용균 노동자의 사망 이후 전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는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회견을 시작으로 당대표의 전국 순회, 정당 연설회 등 중대재해법의 연내 입법을 위한 집중 활동에 돌입한다"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중대재해법 제정을 거부한다면 정의당은 더 강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정의당의 회견에는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함께 참석했다. 김 이사장은 "유족과 시민단체들이 다 같이 중대재해법이 제대로 통과되도록 총력전을 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