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정지 집행정지 신청 결정에서 윤 총장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는 1일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이 사건 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여 신청인(윤 총장)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윤 총장이 회복하기 어려움 피해를 입었는지, 직무 정지를 멈춰야 할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이번 처분이 공공 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지였다.
윤 총장 측은 추 장관의 직무정지 결정이 윤 총장 개인은 물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도덕성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 측은 징계 청구된 공무원의 직무 배제가 당연하고, 심판 대상은 집행정지 요건이지 위법성 여부가 아니라고 맞섰다. 검찰총장의 업무 집행은 개인이 아닌 공적 권한이므로 윤 총장이 구할 이익이 아니라고도 했다.
재판부는 검찰총장 직무 수행 정지에 대해 "금전 보상으로는 참고 견딜 수 없는 유형·무형의 손해"라며 "사후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소송에서 신청인이 승소한 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손해가 회복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징계 여부가 결정되기 전 까지 윤 총장 직무가 정지되는 점도 사실상 해임·정직에 해당돼 효력 정지가 긴급하다고 봤다. 2일 징계위원회가 열리므로 집행정지를 청구할 필요성이 없다는 추 장관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징계 절차 종결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윤 총장의 법적 지위를 불확실하게 남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재판부 설명이다.
재판부는 윤 총장 직무집행정지를 막을 경우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 보장이 안 되고, 삼권분립에 반한다는 추 장관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검찰총장이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에 맹종할 경우 검사들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유지될 수 없다"며 "입법자는 검찰총장으로 하여금 부당한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임명 전에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통하여 철저히 검증되고, 일단 임명되고 나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임기를 보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청인의 직무집행정지가 지속될 경우 임기 만료시인 2021년 7월 24일까지 직무에서 배제되어 사실상 신청인을 해임하는 것과 같은 결과에 이른다"며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총장 임기를 2년 단임으로 정한 검찰청법 등 관련 법령의 취지를 몰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