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신임 대사들에게 신임장을 수여하고 "최근 경제력뿐 아니라 방역과 보건·의료, 민주주의, 국민의식, 문화의식 등 소프트한 면에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소프트한 국력'을 외교적으로 충분히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박상훈 주스페인 대사, 박철민 주헝가리 대사, 임무홍 주라오스 대사, 고봉우 주에콰도르대사, 임정택 주가나 대사, 최태호 주아프가니스탄 대사 등 6명에게 신임장을 수여하고, 그 가족들에게는 꽃다발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수여식 후 가진 환담자리에서 "예전에는 한국에 대해 '키는 컸지만 내실은 갖추지 못했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키만 큰 것이 아니라 체력도 갖췄다’' 평가를 받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특히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 분야의 소프트파워를 활용해 각국과 협력하면 우리나라와 국제사회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영국의 월간지 모노클(Monocle)은 최신호(2020년 12월/2021년 1월)에서 "최근 세계적으로 매력을 발산해온 영화, TV, 음악을 중심으로 한국의 강력한 소프트파워 요소는 여전하다. 한국의 음악과 영화는 명실상부한 문화 수출품"이라면서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독일에 이은 세계 2위로 평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전세계 확산에서 우리 국민들을 위한 재외공관의 활약에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재외공관에서 힘을 써줘 그간 120개국 5만 명의 재외국민이 돌아올 수 있었다"면서 "귀국 항공편을 구하기 어려울 때 한국 정부가 귀국을 돕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가 왜 존재하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고 감사하는 분들, 자랑스럽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백신의 공정한 보급 문제, 기후변화 공동 대응 등을 언급하며 "한국이 중견국으로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가교역할을 하며 국제 협력을 이끌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주재국과의 협력은 물론 국제적 협력을 확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국민에게는 대한민국이 재발견되고, 재외동포들은 조국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스페인, 헝가리 등 6개국 신임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후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