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의당은 올해 안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결단을 촉구하며 국회 비상농성에 돌입했다. 중대재해법 제정에 나서겠다는 거대양당이 최근 미온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린 모습이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오늘부터 강은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비상농성에 돌입한다"며 "비상농성을 통해서 거대양당의 결단을 촉구하고 또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함으로써 국민들이 가족들에게 하는 '갔다 올게'라는 약속이 꼭 지켜질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철 대표와 강은미 원내대표 등 정의당 소속 인사들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비상행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대표는 발언 중 한 사진을 들어보이며 중대재해법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는 "아직도 그물망 없이 가로대 난간에만 다리를 걸치고서 일하는 사업장이 많다"며 "이 사진이 상징하는 것처럼 정의당이 올 상반기에 추산한 자료에 의하면 중대재해 사망사고의 47% 정도가 추락사로 나타났다. 이 그물망을 설치할 수 있는, 즉 원청의 대표이사가 이런 안전에 투자하도록 강제하는 법안만 마련해도 산재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최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중대재해예방법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임 의원의 안은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안전보건체제를 탈피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제정법"이라며 "다소 미흡한 부분은 법안 심사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전날 중대재해법 공청회에 불참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다.
현재 중대재해법 제정을 위해서는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민주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함께 취지가 비슷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까지 함께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이낙연 대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미래입법 과제'에 포함시키며 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당 내부에서 과잉처벌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아 당론으로까지는 의견을 모으지 못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날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과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의 법안을 오는 9일까지 처리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중대재해법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중대재해법은 9일 마무리되는 정기국회 내 통과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