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상용화돼도 ‘서비스교역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자유로운 국가 간 이동을 위해서는 ‘집단면역 달성’이 필요한 만큼,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세계교역의 주요 특징 및 향후 전망'을 보면, 10월 기준 글로벌 서비스교역지수(WTO 추정)는 감염병 위기의 고점 대비 23%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9%)와 비교해서는 위축 정도가 2배 이상이다.
한은의 분석을 보면, 글로벌 해외여행 건수는 2023년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전망이다. 감염병 유입 방지를 목적으로 엄격한 출입국 관리가 유지되면서 인적교류 위축이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백신·치료제가 상용화된 후에도 자유로운 국가 간 이동이 이뤄지려면 집단면역 달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꼽았다. 국제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는 면역률 60%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은 측은 "서비스교역 중 해외여행을 제외하면 기업의 영업활동 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나 출입국관리 강화 등 기업활동 위축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각국 정부가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한 정책으로 추진하는 점도 해외여행 정상화에 걸림돌로 보고 있다. 여행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해외여행이 축소될 경우 서비스교역 회복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그럼에도 감염병 초기 금융위기 수준으로 위축된 상품교역은 빠른 반등을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재난지원금·대면 소비 활성화 등을 통해 상품소비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적 제약여건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교역 확대가 제약될 것으로 내다봤다.
변수는 코로나발을 계기로 내수중심의 성장전략을 추진하는 중국이다. 세계 교역량의 증가 추세가 위기 이전에 비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은 지난 수년간 내수확대, 국내공급망 확충 등을 통해 무역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낮춰왔다"며 "국내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공급망을 확충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주요 기업들도 과도하게 세분화된 공급체인이 변화된 경영환경에 적합한지 검토하고 있다"며 "아시아 진출 다국적기업의 절반 이상이 공급망 재조정을 검토하고 10% 정도는 총체적 재편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세계교역의 주요 특징 및 향후 전망'을 보면, 글로벌 해외여행 건수는 2023년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전망이다. 사진은 한산한 인천공항 출국장.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