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 규제를 비껴간 비규제지역 내 아파트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 급감하자 관망세를 보이던 대기 실수요자들이 대거 ‘사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넷째주(11월30일 기준) 울산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83% 오르며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울산 아파트값은 지난 11월 한 달 동안에만 2.68%의 누적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울산의 강남’이라 불리는 울산 남구는 이번주에만 1.36%의 급등세를 보이며 시장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의 경우 문수로2차 아이파크(1085세대)는 지난달 12일 39평형(21층)이 14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이는 한 달 전 대비 1억원, 지난해 11월 7억4000(25일, 11층) 대비 6억8000만원(92%) 오른 금액이다.
지역 대표 아파트들의 가격이 오르자 인근 중저가 단지들까지 덩달아 가격이 뛰고 있다. 신정동 푸르지오(1280세대) 아파트 39평형은 지난달 1년 전 4억8800만원(17층) 대비 2억3200만원(48%) 오른 7억2000(27층)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9일 경기 김포시와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대구 수성구 등 7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하면서 울산은 재개발·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규제지역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신정동 M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남구는 최근 가격이 무섭게 올라 당연히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될 줄 알았다”며 “규제지역에 빠지면서 그나마 대출이 나올 때 사려는 실수요자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과 함께 대표적 비규제지역 중 하나인 경남 창원도 이미 일부 구를 중심으로 가격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주 창원 성산구와 의창구 아파트값은 각각 1.54%, 1.0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성산구는 지난달 둘째주 1.57%를 시작으로 1.95%→1.98%→1.54%로 4주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같은기간 의창구는 1.07%→1.30%→1.35%→1.06%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의창구의 경우 신축, 구축 모두 가격이 뛰는 분위기다. 올해로 입주 3년 차를 맞은 의창구 용호동 용지아이파크(1036세대) 34평형은 이달 1일 9억5500만원(8층)에 신고가를 썼고, 바로 옆 용지더샵레이크파크(883세대)도 지난 10월 같은 평형대가 8억9000만원(24일)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재건축 기대감에 구축 아파트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의창구 신월동의 32년차 은아아파트(1550세대) 29평형은 지난달 10일 기준 7억원(4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1년 전 3억5700(4층)의 약 2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상황이 이렇자 급기야 지난달 경상남도는 이례적으로 창원 의창·성산구를 부동산 조정대상 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경상남도 관계자는 “이번 건의는 치솟는 아파트 가격으로 도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집값 담합과 허위매물 광고 등 부동산 거래질서 교란 행위도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창원 성산구와 의창구 아파트 가격은 4주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17년 9월27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건설 중인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