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배당 인심 좋던 교육주, 올해는 ‘빠듯’

적자 전환 다수, 실적 꼭 확인해야…메가스터디 존재감 과시
청담러닝·정상제이엘에스 주주환원 ‘굿’

입력 : 2020-12-07 오후 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매년 배당을 잘해주던 교육업체들이 올해는 그러지 못할 형편이다. 곳간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일부는 이미 배당금 지급을 약속하거나 주식을 소각하는 등 주주 친화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상장 교육업체들은 대부분 올해 3분기까지 실적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특히 매출보다 이익 감소폭이 커 적자 전환을 한 곳도 적지 않다.   
 
비상교육(100220)은 3분기까지 224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08년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래 적자는 처음이다. 3분기까지 매분기 연속 적자행진 중이어서 4분기에 이변이 벌어지지 않는 한 연간 실적도 적자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비상교육은 안정적인 이익을 바탕으로 매년 적지 않은 배당금을 지급해 증권사들의 배당주 추천 목록에 종종 이름을 올린 종목이다. 하지만 올해는 배당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됐다.
 
이익잉여금은 1410억원으로 넉넉하다. 교육업체들 중에서도 주가에 비해 자산이 가장 많아 3분기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2배에 불과하다. 지난 결산에서 배당에 쓴 돈이 약 30억원이므로 경영진의 의지만 있다면 배당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올해는 건너뛰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교(019680)도 1년에 번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하는 교육업체로 유명한데 올해는 지난해 번 순이익을 전부 까먹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미 50원을 중간배당해 연말에도 배당을 할지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웅진씽크빅(095720)의 경우 3분기에 영업이익을 많이 보태며 1분기 적자의 충격을 벗어나는 중이다. 누적 실적은 아직 지난해 수준에 모자라지만 웅진씽크빅 역시 6월에 주당 40원을 중간배당했다. 
 
씨엠에스에듀(225330)는 매출이 소폭 증가했으나 이익은 감소했으며, 아이스크림에듀(289010)는 순이익은 많이 줄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영업이익이 적자라는 점이 걸린다. 금융수익 12억원과 기타이익 27억원 등을 보태 44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이다.
 
 
이처럼 배당에 후했던 다수의 교육업체들이 올해 실적이 망가진 탓에 연말 배당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무리하게 중간배당을 한 곳도 있으나 그걸 믿고 배당투자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메가스터디(072870)는 교육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이익이 크게 증가, 존재감을 과시했다. 메가스터디는 본사와 10개 종속회사를 통해 초중고교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출판, 교육서비스, 급식사업을 영위하는 지주회사다. 올해 전반적인 교육사업 매출은 감소했지만 온라인교육 수요 증가와 부동산 교육 매출 증가, 급식사업 실적 증가 덕분에 전체 이익이 증가했다. 
 
3분기까지 매출은 지난해 1128억원에서 올해 104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84억원에서 127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순이익은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4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내지 않는 이상 배당받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메가스터디는 해마다 배당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지난 결산에서는 주당 450원을 배당했다. 실적만 보면 올해는 500원도 무난한 상황이다. 
 
메가스터디에 속했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2015년 메가스터디에서 중고등 온·오프라인 사업을 인적분할해 설립한 메가스터디교육(215200)은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메가스터디를 최대주주로 둔 메가엠디(133750)는 3분기까지 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중인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판관비를 줄인 만큼 이익이 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까지 367억원이던 판관비가 올해는 324억원으로 약 43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48억원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짠물 배당을 했는데 올해는 증가한 이익을 바탕으로 배당을 늘려줄지 주목된다. 
 
실적은 나쁘지만 주주 친화정책을 유지하는 곳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정상제이엘에스(040420)는 일찌감치 지난달 9일에 올해 현금배당 계획을 공시했다. 작년과 똑같은 430원이다. 3분기 현재 영업이익은 113억원에서 65억원으로 급감했지만 이번에도 차등배당을 유지해 배당재원을 줄였다. 정상제이엘에스는 일반 주주에게 430원을 배당할 때 최대주주는 300원만 받는 차등배당을 이어가고 있어 주주 친화적인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덕분에 매년 배당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디지털대성(068930)도 영업이익이 202억원에서 149억원으로 줄고, 순이익은 155억원에서 111억원으로 감소한 상태지만 지난 2일 주당 300원 배당계획을 공시했다. 
 
디지털대성은 자사주 비율이 높아 남들보다 배당 부담은 덜한 편이다. 자사주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자사주가 많을수록 배당재원이 적게 소요된다. 대교도 자사주 비율이 높다.   
 
청담러닝(096240)은 주식 소각이라는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10월28일 주식소각을 공시하고 다음날 바로 발행주식의 2.6%에 해당하는 약 20만주를 소각했다. 
 
자사주 소각은 배당보다 주주들에게 더 이로운 주주환원책으로 여겨진다. 배당은 주주들이 현금으로 직접 받는다는 이점이 있지만 이 과정에서 15.4%의 배당소득세를 잃게 된다. 이와 달리 주식 소각은 세금 누수 없이 주주들의 보유주식 가치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많은 교육업체들은 배당에 대한 태도에서만큼은 높은 점수를 줄 만 하지만 저조한 실적이 지속될 경우 배당여력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왕이면 곳간이 넉넉한 곳을 선택해 인심을 기대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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