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김정은은 ‘나의 위험한 아내’를 통해 3년 만에 복귀해 뛰는 남편 위에 나는 아내가 있다는 결혼으로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했다. 7개월을 재경으로 살아온 김정은은 유독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마치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는 그다.
MBN 월화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는 사랑해서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결혼이라는 생활을 그저 유지하고만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수의 부부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부 잔혹극을 표방하는 드라마다. 김정은은 극 중 윤철의 아내이자 인플루언서로 지성과 미모에 착한 심성과 재력까지 가진 재경 역할을 연기했다.
2017년 OCN 드라마 ‘듀얼’ 이후 3년 만에 복귀한 김정은이다. 그는 “오랜만에 복귀작이라 처음에 걱정도 많았고 긴장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3년의 공백을 깨고 ‘나의 위험한 아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심재경이 모든 사건을 주도면밀하게 해결한다는 점이다. 이런 여성 캐릭터를 만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또한 “겉으로는 평범하고 약해 보이는 현모양처의 캐릭터였기 때문에 반전과 희열이 큰 쾌감을 줬다”며 “서로 싸우는 과정에서 현실을 비껴간 판타지로서의 반전과 복수가 통쾌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특히 김정은은 “현실에서 우리 아내들이 가정에서 남편과 아이를 위해 희생하며 살지만 그 희생만큼 높은 평가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현실에 심재경 같은 인물이 존재할 수 없지만 그런 인물이 존재한다면 어떨지 궁금했다. 그리고 평범한 주부를 얕보지 말라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3월24일 홍콩에서 서울에 도착한 김정은은 2주 자가 격리 후 제작진을 만난 뒤 준비 기간을 거쳐 5월 중순부터 재경으로 살아왔다. 7개월이라는 시간을 재경으로 살아온 김정은은 “심재경이라는 인물로 7개월을 살아와서 그런지 솔직히 작품이 끝난 후 찾아오는 허무감, 외로움, 배우로서 느끼는 우울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다행히 감독님, 작가님, 같이 했던 배우들까지 내게 다양한 도움으로 빨리 캐릭터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자신에게 도움을 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여러 가지 악조건을 견디며 마음 졸여가며 촬영을 해서 그런지 앞만 보고 달렸다. 잘 견뎌준 모든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나의 위험한 아내' 김정은 인터뷰. 사진/뿌리깊은나무들 매니지먼트 레드우즈
김정은은 심재경을 준비하면서 가장 판타지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재력에 남편 내조까지 완벽하게 해내면서도 남편의 외도에 대한 복수를 완벽하게 계획하고 그 이후에도 모든 사건을 혼자 다 꾸미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50억으로 현혹 시켰다”며 현실적으로 재경과 같은 아내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김정은은 재경을 연기하면서 현실적인 인물로 안착시키는 것에 가장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처음 외도를 목격하는 되는 과정에서도 평범했던 주부가 가만히 놔뒀으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부분들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로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재경이는 워낙 감정을 숨기고 계속 연기하고 거짓말하고 아닌척하는 그런 장면들이 많아서 가끔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소리 지르고, 울고,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장면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며 “최고의 멋진 빌런이지만 여자로서 아내로서 사랑받고 싶어하는 느낌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정은은 배우 정수영이 연기한 희정이라는 인물과의 장면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희정은 재경을 뒤에서 많이 도와주는 인물이다. 재경과 희정의 재미있는 장면이 몇 개 있었다”며 “영화 ‘델마와 루이스’처럼 나오는 상상을 하는 장면도 있었다. 서로 상황은 다르지만 아내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두 사람의 공감을 좀 더 보여줬다면 여자들만의 새로운 결이 생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한 윤철 역을 맡은 최원영을 상대 배우로 만난 것이 최고의 행운이라고 한 김정은은 “유연하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고 했다. 더불어 “큰 눈으로 진정성을 주는 연기도 잘하고 코미디도 강하다”고 했다. 더구나 “아이디어도 좋아 많은 도움과 조언을 해줬다”고 했다. 그 덕분에 서로 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단다. 심혜진과의 호흡에 대해 김정은은 “꼭 만나보고 싶었던 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가지고 있는 이미지처럼 쿨하게 힘을 빼고 툭툭 연기를 하는데 나중에 방송을 보니 훨씬 큰 존재감이 느껴지더라”며 “보면서 ‘역시’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고 했다.
'나의 위험한 아내' 김정은 인터뷰. 사진/뿌리깊은나무들 매니지먼트 레드우즈
극 중 대립을 했던 선미 역의 최유화에 대해 김정은은 “최유화는 나와 강하게 대립하는 장면을 찍을 때마다 중간중간 뒤돌아서 주먹 쥐고 벽을 치거나 잠깐 박에 나가 욕을 하며 소리를 지르다 왔다”며 “그러면서도 나와 너무 친해지고 싶은데 역할 때문에 늘 죄송하다고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고 했다. 김정은은 현장에서 몸을 부딪혀가며 열심히 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예뻐 보였다고 했다.
드라마는 재경과 윤철이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결혼 생활을 이어가면서 드라마가 끝을 맺는다. 그는 “이 세상 어딘가에 이 재미있는 부부가 서로 계속 견제하고 서로를 의심하지만 결코 윤철이 재경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 것만 같다”고 했다. 그렇기 대문에 김정은은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작품을 마치고 우울감이 찾아 왔단다. 그는 “작품이 끝이 났지만 재경이 이 작품을 통해 생명을 얻어 어딘가에 살아서 막 돌아다니고 계속 살아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재경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3년만에 ‘나의 위험한 아내’로 복귀한 김정은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면 새로운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만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남편을 따라 홍콩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캐스팅 제의를 하려면 미리 연락을 달라고 했다. 그는 홍콩으로 다시 들어가면 연락을 받고 한국에 오더라도 14일 간의 격리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4일 전에 미리 연락을 달라. 난 격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나의 위험한 아내' 김정은 인터뷰. 사진/뿌리깊은나무들 매니지먼트 레드우즈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