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심판원 "삼성 "'e-HEPA' 상표 등록 허용 안 돼"

삼성, 무풍에어컨 '헤파필터' 상표 등록 재차 좌절
특허심판원 "누구나 사용하도록 할 필요 있어, 독점 안 돼"

입력 : 2020-12-08 오후 2:56:03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무풍에어컨 등에 쓰이는 미세 입자 제거 필터 'e-HEPA(헤파)'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성은 자신들이 새롭게 만들어 낸 말(조어)이라고 주장했지만, 특허심판원은 e-메일, e북과 같이 알파벳 'e'와 다른 단어가 하나를 이룰 때 통상 전자적 방식으로 통용된다는 점 등을 들어 상표 등록으로 인한 독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봤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특허심판원은 삼성전자의 특허청 상표등록 거절결정 불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지난해 9월 등록을 거절한 특허청의 결정을 유지한 것으로 삼성전자가 이에 불복하면 특허법원에서 다시 판단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e-HEPA는 스스로 창작한 표장으로 일반 수요자들에게 새로이 만든 말로 인식되며 '전자통신 또는 인터넷을 활용하는 헤파필터 관련 제품'으로 곧바로 느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심판원은 "'e-'와 'HEPA'는 분리 인식되며 결국 '전자적 방식으로 구현되는 헤파필터'로 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특히 심판원은 HEPA가 공기청정과 관련된 사전적 관념이 있는 점, 알파벳 소문자 e가 대문자로 된 HEPA와 하이픈으로 연결돼 있고 이는 전자통신 또는 인터넷 방식임을 표시하는 일반적인 형태라는 점, HEPA가 '공기정화기·에어컨디셔너'와 관련된 거래업계에서 공기 정화 장치인 '헤파필터'로 사용되고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삼성전자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현재 업계에서 e-HEPA을 대다수 사용하고 있지 않아 식별력이 있다는 삼성전자의 주장도 배척됐다. 심판원은 "HEPA 또는 헤파는 청구인 외 다수가 사용하고 있어 여기에 '전자적 또는 인터넷 방식'임을 부가적으로 표시한 e-HEPA는 그 유통과정에서 누구나 사용하고 싶어 할 것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사용하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특정인에게 이를 독점하는 것은 공익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2018년 11월 e-HEPA 상표를 출원한 삼성전자는 이후 상표 등록을 청구했으나 특허청은 "e-HEPA는 전자통신 또는 인터넷을 활용한 헤파(HEPA)필터 관련 제품 등으로 인식돼 이를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 그 지정상품의 성질(용도, 품질, 기능 등)을 직감하는 명칭에 해당한다"며 거절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특허심판원에 특허청의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 심판을 제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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