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코로나19 확산 위험에 서울시는 각 자치구에 추위대피소 설치 자제 요청을 했지만, 서초구는 이미 방역에 신경 쓴 추위대피소를 설치하면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9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이 심각해지고 있어 사람이 밀집해 있을 수 밖에 없는 추위대피소 설치를 자제하라고 각 자치구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추위대피소는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추위와 바람을 막아주기 위해 설치된다. 버스정류장 주변에 투명 천막형태의 가림막으로 돼 있다. 내부 온도는 바깥보다 평균 2~4도 가량 높다.
자치구 별로 추위대피소 모양과 이름은 다르지만, 통상 크기는 높이 2m, 가로 3m, 세로 1.5m 규모로, 성인남성 7~10명 정도가 서 있을 수 있다.
추위대피소는 추위와 바람은 막아주지만 협소한 공간 탓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을 수 밖에 없어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가 크다.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치구에 추위대피소 설치 자제 요청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몇몇 자치구에서 추위 대피소를 설치해도 되냐는 문의가 들어왔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 자체적으로 설치 자제 판단을 내렸다"며 "또 설치하더라도 시민들의 코로나19 확산 비판 여론까지도 생길 수 있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구로구는 추위대피소를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20곳에 새롭게 추위 대피소를 설치하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아예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동작구는 추위대피소 운영 대신 버스정류소에 온열의자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온열의자는 버스정류소 벤치를 따듯하게 해주는 시설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방침이다. 동작구 관계자는 "코로나가 나아지기 전까지 추위대피소 설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추위대피소를 자주 이용했던 시민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노원구 주민 한 모씨(30세)는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버스 배차 간격도 길어진 상황에서 더 추워질 것을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반면, 서초구는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서울시의 자제 요청에 앞서 추위 대피소를 설치했다. 추위대피소는 서울시의 별 다른 지시없이 자치구별로 설치가 가능하다.
서초구는 추위대피소내 자연환기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내부에 대기형 향균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방역에 신경써 추위대피소를 설치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밀폐 공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자연환기가 가능하도록 출입문 2면을 개방했다"며 "내부에 항균 가림막을 설치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거리두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폐쇄형 추위대피소는 올 겨울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에서 환기가 가능하도록 설치한 추위대피소 '서리풀 이글루'. 사진/서초구청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