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허가를 받으려 허위자료를 낸 혐의로 기소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첫 공판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소병석)는 9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과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그가 계열사 경영에 깊이 관여하지 않고 범행 동기도 없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지난 20년 간 그룹의 자율경영을 강조했다”며 “검찰의 공소사실 자체가 코오롱의 경영 현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슈퍼 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를 독자생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피고인의 미래 제시가 원동력이었다”며 “피고인이 개발 여부를 결정하면 계열사가 창의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피고인이 범죄를 저지를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라며 “성공이 불확실한데 그룹의 운명을 걸 이유가 무엇인가.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변호인은 이 전 회장이 계열사에서 보고받은 내용만을 알았고, 인보사 문제를 알았을 때 모든 문서와 정보를 온전히 보전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리는 등 은폐와 기망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이 전 회장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인보사 2액을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로 제조·판매하고, 환자들로부터 약 160억원을 편취한 혐의(약사법위반·사기)를 받는다.
이밖에 식약처 승인 업시 인보사 임상시험을 진행한 혐의(약사법 위반), 국내 임상 도움을 받으려 2011년 임상책임의사 2명에게 코오롱티슈진 스톡옵션 1만주를 무상 부여하고 2017년 4월 무상 교부한 혐의(배임증재·배임)도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2015년 코오롱티슈진이 임상중단 명령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미국 임상 3상에 문제없이 진입한 것처럼 허위 공시해 지주사와 코오롱생명과학 법인 주가를 인위 부양(자본시장법 위반)했다고 본다.
아울러 이 전 회장은 2016년 코오롱티슈진 상장 과정에서 FDA 임상중단 명령 사실을 숨기고 유리한 사실만 강조해 비상장주식 가치를 산정하고 국책은행으로부터 1000만 달러 상당 지분투자를 받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을 받는다.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성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9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