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기승을 부리자 경기도가 방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도는 코로나19 수도권 공동 대응단 구성을 논의하는 한편 ASF와 AI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일제소독과 차단방역에 힘쓰고 있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기준 0시 기준 도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15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8906명에 달한다. 신규 확진자는 지역 발생이 201명, 해외 유입은 14명이다. 신규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치료 병상이 부족, 자택에서 대기하는 확진자도 늘고 있다. 경기도 집계를 보면 전날 신규 확진자 중 91.6%인 197명이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를 배정받지 못했다. 도내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확진자 수는 341명이다.
경기도는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9일엔 이천에 있는 LG그룹 연수원까지 생활치료시설로 확보했다. 하지만 늘어난 확진자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아예 병상 문제를 서울, 인천 등 수도권이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사실상 생활 공동체인 서울, 인천과 공동 대응단 구성을 현재 논의 중"이라며 "무엇보다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확보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검사 대상과 방법을 더 확대해야 한다며 지방정부도 응급선별검사를 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하고 재량권을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8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 한 오리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ASF도 경기도를 덮쳤다. 지난 5일엔 포천시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해당 폐사체는 ASF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광역울타리로부터 4.3㎞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광역울타리 밖의 폐사체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된 탓에 "방역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 "바이러스가 남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 ASF는 인체엔 무해하지만 돼지에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역시 비상이다. 지난 9일 여주시 가남읍 소재 메추리 농가의 폐사한 메추리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경기도에서 AI 확진 판정을 받은 건 7일, 여주의 산란계 농장에 이어 2번째다. 경기도와 방역당국은 예방을 위해 메추리 농가와 반경 3㎞ 내 6개 농가의 닭·메추리 등 가금류 76만마리를 살처분키로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ASF와 AI 등 가축 전염병을 차단하기 위해 차량통제, 살처분, 역학적 추적 등을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개별 농장 차원에서도 방역에 소홀함 없이 방역당국의 조치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