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누에를 쪄서 익힌 홍잠이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치매 주요 증상을 억제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료의약품이 없는 파킨슨병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사양산업인 양잠산업 성장을 향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4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홍잠이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치매 주요증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홍잠은 누에가 완전히 자라 고치를 짓기 직전의 익은누에를 수증기로 쪄서 동결 건조한 익힌 숙잠을 말한다. 숙잠은 현재 식품 원료로 승인돼 누구나 섭취할 수 있고, 농진청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홍잠은 운동능력 저하와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 등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근육 움직임에 관여하는 물질인 도파민 신경세포가 죽어 근육이 마비되거나 경련, 자세불안정, 운동장애 등의 증상이 빚어지는 퇴행성 질환이다.
파킨스병 환자의 경제활동 인구인 40~50대 비율은 치매 대비 9배나 높아 환자발생으로 가계와 가족 전체 삶의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노인성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지원이 없다. 파킨슨병 관리비용은 환자 1인당 약 720만원에 달하며 환자 가족은 일주일에 22시간을 환자 병구완에 할애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번 홍잠 연구 결과에 따라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특수용도 의료식품이나 운동수행 능력증진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홍잠은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 효과에도 뛰어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홍잠을 꾸준히 섭취하면 미토콘드리아 활성이 증가해 신경세포가 보호되고,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뇌의 신경연접(시냅스)이 감소되고,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발병하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기억력 개선, 신경 세포보호 등 골든실크로 만든 홍잠이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사양산업이던 양잠산업의 성장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양잠산업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했지만, 1900년대 후반부터 급격히 위축돼 왔다. 이에 농진청에서 양잠산업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누에고치만을 생산하던 전통양잠산업을 건강소재산업인 기능성양잠산업으로 전환시켰지만 산업의 명맥만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홍잠이 새롭게 개발돼 널리 이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 병 등을 포함한 각종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어 고령화로 인한 국가적인 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서다. 2017년에는 간암 예방과 간 기능개선 효과도 밝혀진 바 있다. 실제 농가생산량도 확대되고 있다. 2018년도 농가에서 홍잠 생산이 시작됐는데 처음에 196kg을 생산하기 시작해 작년에는 약 3톤으로 15배정도 생산량이 증가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홍잠의 농가 보급량을 증가시키고, 우수한 품질의 홍잠이 생산되도록 농가에 대한 교육과 기술지도를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양잠산업이 많은 농가와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에 관심받는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다양한 질병 연구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