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도시봉쇄' 수준인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나서지 않았지만 병상부족 사태까지 겹치면서 '초비상' 시국이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정치권, 각 지자체장들까지 나서 ‘비상 상황’을 알리는 등 내년 치료제·백신 시행 전까지 최악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긴급 주재한 자리에서 "지금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도 검토해야 하는 중대한 국면"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4만2766명으로 전날 0시 대비 1030명 늘어났다. 이는 지난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일일 신규확진자는 전날(950명)에 하루 만에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 대통령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며 "모든 방역 역량과 행정력을 집중해 코로나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높이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라며 "중대본에서는 그 경우까지 대비해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고,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경우 과감히 결단해달라"고 주문했다.
거리두기 3단계는 사실상의 '일상 셧다운' 조치로 원칙적으로 집에만 머무르며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한다. 또 10명 이상의 모임이나 행사를 할 수 없고, 음식점·상점·의료기관 등 필수시설 이외 전국적으로 50만 개 이상의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닫아야 한다.
식당이나 카페는 8㎡당 1명으로 손님을 제한한다. 영화관·공연장·PC방·오락실·멀티방은 영업 금지다. 학원은 문을 닫고, 독서실·스터디카페도 문을 열 수 없다.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도 필수인력 외 재택근무를 의무화한다.
이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정부에 요청하고, 경기도만이라도 선제적으로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코로나 확산세가 전시상황에 준하는 엄정대처를 요하고 있으므로, 병상과 생활치료시설에 대한 긴급동원조치에 돌입한다"며 "조만간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 보건복지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감염병 효과적 대응 및 지역 필수의료 지원을 위한 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에서 치료 병상과 인력 확보 등 의료체계 부담이 가중되는 등 공중보건 위기 상시화에 대비한 의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는 진료권 내 적정 병원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400병상 규모의 지방의료원을 오는 2025년까지 20개(신축 9개소, 증축 11개소) 내외 확충하고, 총 5000여개의 병상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진료권 내 공공병원을 확충할 필요성이 높고, 구체적 사업계획이 수립된 경우에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다.
또 지방의료원 신·증축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현행보다 10%포인트 높이고, 국고보조 상한기준도 상향한다. 이 외에도 낙후된 시설의 낮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35개 지방의료원 전체에 감염 안전설비도 지원한다.
한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해 "치료제 사용은 내년 1월 하순 이전, 백신 접종은 3월 이전에 시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긴급 주재하고,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마지막 수단이라며 코로나 확산 저지에 총력을 다해줄 것을 주문했다. 표/뉴스토마토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