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어린이집 인근 놀이터에서 친구와 부딪혀 숨진 6살 아이의 어머니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돌파했다. 청원글을 쓴 어머니는 현행 20대1로 규정된 원아 대비 보육교사 비율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등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캡처/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놀다 친구와 부딪힌 사고로 우리 집의 6살 슈퍼 히어로가 하늘나라로 출동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전날 20만6063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30일간 20만명 이상 동의)을 충족했다.
청원글을 작성한 어머니는 “내 자식 2명도 한꺼번에 보기 힘든데, 어떻게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 20명을 교사 1명이 일일이 보살피고 혹시 모를 상황에 미리 제어할 수 있나요"라며 "소중하게 보살핌 받아야 하는 우리 아이들, 이 모두를 위해 연령별 담임 보육교사를 증원하는 법령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의 ‘영유아 보육 사업 규정’을 보면 어린이집의 교사 대 영유아 비율은 만 나이를 기준으로 0세 3명, 1세 5명, 2세 7명, 3세 15명, 4·5세 20명으로 명시돼있다. 여기에 초과 보육까지 허용하면 1명당 만 1세부터 차례로 1명, 2명, 3명씩 원아를 추가할 수 있어 4세를 기준으로 보면 보육교사 1명당 최대 23명까지 맡게 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교사 대 아동 수가 13.6명, 유럽 국가 평균은 7명임을 고려했을 때 월등히 높은 수치다.
청원인은 "사고 당시에도 담임교사 1명이 원아 19명을 돌보며 야외활동을 했다”면서 "현행 원아 대비 보육교사 비율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야외놀이 시 보육교사 인원 배정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망한 A군은 지난 10월 21일 오전 11시 30분쯤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에 있는 한 어린이집 인근 놀이터에서 뛰어놀다가 친구와 부딪힌 뒤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바닥에도 머리를 부딪친 A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이틀 만에 숨졌다. 경찰은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원장 등을 대상으로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4~2019년까지 최근 6년간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건수는 모두 4만5795건으로, 하루 평균 약 20건꼴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부딪힘, 넘어짐, 끼임, 떨어짐 등은 물론 통학버스 교통사고, 이물질 삽입, 화상 등 안전사고까지 사고 유형도 다양했다.
백주아 기자 clocko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