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추미애, 법조기자단 해체해야" 발언 논란

입력 : 2020-12-11 오후 3:37:06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조기자단을 해체해주길 바란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요즘 기자들은 받아쓰고 베껴쓰기에만 골몰해 있다며 특정 언론을 콕 찝어 검찰개혁에 동참하라는 주문까지 내놨다. 야당은 여당이 입법 독재에 이어 언론까지 탄압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 의원은 11일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도중 "법조기자들은 다 받아쓰기만 한다. 추미애 장관이 법조기자단을 해체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기자들이 발로 뛰지 않고 출입처나 통신에서 나오는 기사를 그대로 받아쓰거나 베껴쓴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홍 의원은 “진보매체라고 하는 한겨레, 경향부터 법조기자단 철수시켜라. 그것이 검찰개혁에 앞장서고 함께하는 것”이라며 “공영매체인 MBC, KBS도 법조기자단을 해체해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법조기자단을 유지하는 것은 검찰개혁 의지가 없는 것이라 못 박고, 특정 언론사 이름까지 거론하며 보수·진보 언론을 편 가르는 발언까지 서슴없이 내뱉었다.  
 
홍 의원의 작심 발언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 갈등을 두고 법조 기자들이 검찰발 정보를 받아 무비판적으로 기사화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사단법인 법조언론인클럽이 법조 출입기자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4%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추 장관 취임 후 이뤄진 검찰 인사와 관련해서도 83.8%가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날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홍 의원의 언론관에 대해 "공수처 악법을 통과시킨 의회 연단에서 집권당 의원이 '기자단을 해체'하거나 '언론사가 검찰개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망언을 서슴없이 내뱉은 것은 입법, 사법, 행정을 넘어 언론마저 독재의 선전장으로 만들겠다는 문재인정권의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특정 매체를 거론한 것은 언론인을 향해 정권의 나팔수가 되라고 겁박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 발언에 대한 누리꾼들의 의견은 지지층에 따라 양분됐다. 여당 지지층으로 보이는 누리꾼들은 "검찰을 위해 봉사하는 조중동 싹 밀어버리고 새 판을 짜야한다. 언론도 적폐 중의 적폐", "법조기자단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내부에 있는 모든 기자단 다 해체시켜야 한다", "검찰의 비호아래 검찰과 함께 공생하는 기레기들 처단해야 한다"는 식의 반응을 내놨다. 
 
반면 야당 지지층으로 보이는 누리꾼들은 "검찰개혁이란 미명아래 자기들 비리캐는 검사들 몰아내고 검찰 장악한 것도 모자라 이제 언론까지 길들이겠다는 것", "이명박, 박근혜랑 다른 게 없다", "나쁜 짓도 패거리가 돌아가면서 한다는데 자기 편 안들어주니 이제 국민들 눈과 귀까지 막으려고 하네"라고 비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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