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격변기…삼성·LG, 라인업 대수술 나선다

삼성, 노트 단종하고 S 통합·폴더블폰 라인업 4종까지 확대 전망
LG, 익스플로러·유니버셜 투트랙 전략 구사…롤러블폰 출시 임박

입력 : 2020-12-17 오전 5:31: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내년 스마트폰 시장에 신규 폼팩터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기존 라인업 재정비를 통한 경쟁력 재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기존의 라인 유지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16일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뉴스룸에 기고문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위해 한계에 도전하는 삼성전자의 개척 정신은 2021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라인업의 변혁을 예고했다. 
 
외신 등에서는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에도 S펜이 채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레츠고디지털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새롭게 취할 스마트폰 전략에 대한 무성한 소문이 나오고 있지만,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단종 여부가 업계 최대 관심사다. 외신 등을 종합해보면 기존의 갤럭시 S와 노트 시리즈를 통합시킨 S 라인과, 갤럭시 Z폴드 등을 포함한 신규 폼팩터 제품들을 내건 Z 라인을 주력으로 운영한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011년 첫 출시된 갤럭시 노트는 '대화면'과 'S펜'이라는 두 가지 상징성을 가지고 갤럭시 S 시리즈와는 또 다른 수요층을 공략하는 플래그십 모델의 한 축을 맡아왔다. 그런데 최신 갤럭시 S 모델이나 폴더블 스마트폰 등이 모두 대화면 스크린을 채용하면서 노트 시리즈의 정체성에 대한 재고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내달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1 최상위 모델에 갤럭시 노트의 시그니처인 'S펜'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노 사장도 이날 기고문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갤럭시 노트의 경험을 더 많은 제품군으로 확대하여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며 갤럭시 S21 시리즈의 S펜 채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 사장의 이 같은 언급은 나아가 갤럭시 S21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 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제품에 S펜이 채용된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폼팩터 혁신 제품들을 모은 Z라인 보강에도 전격 나설 방침이다. 노 사장은 "더 많은 고객이 혁신적인 폴더블 기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폴더블 제품군의 다양화와 대중화에 힘쓰겠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총 4개의 폴더블 스마트폰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Z폴드2를 잇는 갤럭시 Z폴드3 2종과 갤럭시 Z플립의 후속작인 갤럭시 Z플립2 2종 등이 포함된다. 각각의 제품은 일반형(보급형) 모델과 고급형 모델로 나뉘면서 폴더블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울러 또 다른 폼팩터 혁신 제품인 롤러블 스마트폰의 개발도 한창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기존에 운영하던 두개의 전략 스마트폰 라인 G, V를 완전히 폐기하고, 새롭게 구상한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와 '유니버셜 라인' 투트랙 전략을 공개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9월 스위블 형태의 듀얼스크린 폰 'LG 윙' 출시와 함께 발표됐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변화 수용성이 높은 고객들에게 새롭고 혁신적인 모바일 경험을 제시해 나간다는 전략으로, 'LG 윙'에 이어 내년에 출시될 롤러블 스마트폰에서 명맥을 잇는다. LG전자는 국내 특허청과 미국, 유럽 등에 'LG 슬라이드'와 'LG 롤러블' 상표 출원을 완료한 데 이어, 최근 국내 이동통신 3사 전산망에 롤러블폰으로 추정되는 모델명 'LM-R910N'까지 등록을 마치면서 출시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특히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위해 네이버 웨일, 픽토, 레이브, 투비, 퀄컴 등의 플랫폼 파트너들과 협업을 강조했다. 최근 영상 콘텐츠가 중요해짐에 따라 스마트폰 폼팩터도 동영상을 즐기기에 최적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 같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구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존의 보편적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의미하는 유니버설 라인에서도 제품별 특성을 살린 네이밍을 통해 차별화된 이미지 구현에 나선다. 과거 초콜릿폰, 프라다폰과 같은 형태로 올해 출시된 'LG 벨벳'에서부터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LG전자가 내년에 선보일 유니버셜 라인의 신제품은 'LG 레인보우'라는 이름이 통신사 전산 코드명으로 등록되면서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롤러블 등 다양한 폼팩터가 등장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과도기를 맞고 있다"면서 "단기간에 이런 제품들이 주류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제조사들은 라인을 재정비하면서 대중화 시기를 맞이할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권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