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경기도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도민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결과 전년보다 소비지출이 1.51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소멸성 지역화폐를 통해 지급된 재난기본소득은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등에 주로 지출된 것으로 분석, 지역경제를 소생시킨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경기도는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4월부터 8월까지 14개 카드사의 데이터와 소비추세 등을 분석한 결과 도내에서 발생한 소비지출액은 78조7375억원"이라며 "지난해 같은 기간 70조9931억원보다 7조7444억원이 증가, 재난기본소득으로 지급한 5조1190억원을 빼면 2조6254억원의 추가지출이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경기도는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경제적 충격을 줄이고 자영업자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의지에 따라 정부의 재난지원금과 별개로 도민에게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다.
4월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업무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도에 따르면 실제로 재난기본소득은 연 매출 3억원 미만 가맹점에서 9678억원이 지출됐다. 전체 지출액의 48%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어 3억∼5억원 미만 가맹점에서 2675억원(13%)이 쓰였고, 5억∼10억원 미만 가맹점에서는 3973억원(20%), 10억원 이상 가맹점에서는 3851억원(19%)이 소비된 것으로 파악됐다.
상권유형별로는 골목상권 1조4029억원(70%), 전통시장 1637억원(8%), 상업시설 4511억원(22%) 순이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재난기본소득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 사용된 비율이 78%"라며 "소비추세를 보면 경기도민 1인당 재난기본소득 10만원으로 최대 18만5000원을 소비, 8만원의 소비효과를 유발했다"라고 말했다.
소멸성 지역화폐를 통해 지급한 재난기본소득의 경제효과가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이 지사는 지역화폐를 통한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재정 여건을 고려, 선별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 중이다. 이 지사는 앞서 21일 수도권 특별방역 대책을 발표하면서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특정영역에 대한 선별적 현금지원이 아닌 근본적 대책으로 매출증대를 통한 경제활성화가 긴요하다"라며 "1차 재난지원금을 뛰어넘는 대규모 지원이 필요하고, 그 방법은 현금 선별지급이 아니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소멸성 지역화폐의 보편지급이 되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