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국이 전시법까지 동원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1억회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기존에 선계약한 백신까지 포함하면 2억명이 맞을 수 있는 충분한 물량이 확보된 것이다. 미국은 백신은 물론 치료제 확보에도 적극 나서는 등 코로나19 최다 확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코네티컷주 맨체스터의 맨체스터 메모리얼 병원에서 산타 복장을 한 응급의학 전문의 로버트 캐럴(오른쪽)이 일선 의료 종사자인 다이애나 플레뷰에게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보건복지부와 국방부를 통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1억회분을 추가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한국전쟁 때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동원해 화이자에 백신 원료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전시법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민간에 전략물자 생산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번 합의로 미국은 기존 계약분을 포함해 화이자 백신은 총 2억회분을 확보하게 됐다. 추가로 모더나 백신을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억회씩 공급받는 것까지 고려하면 총 4억회분이 확보된 것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두 차례 접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민 2억명이 맞을 수 있는 물량이다.
이 외에도 미국은 아직 긴급사용 승인을 받지못한 존슨앤드존슨과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사노피-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에서 1억회분씩의 백신 구매계약을 맺은 상태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백신 추가 구매를 통해 우리는 2021년 6월까지 원하는 미국인 모두에게 접종할 충분한 물량이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 얻게 됐다"고 말했다.
앤서니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백신 접종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내년 여름 후반께까지 미국 인구의 70~85%가 백신을 맞게 될 것"이라며 "나라 전체를 덮는 보호하는 우산이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백신 확보에서 나아가 치료제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날 미 복지부는 제약업체 머크로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최대 10만개의 치료제를 공급받기로 결정했다. 머크가 개발한 치료제는 환자의 호흡기 부전 증상과 사망 위험을 50%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 기준으로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888만8630명, 누적 사망자는 22만3925명을 기록하며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겨울철 낮은 기온에 바이러스 생존력이 길어지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