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주식시장이 3000선을 정복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동시에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가 상승폭에 비례해 상대적으로 추가 상승 여지는 작아진 만큼 투자종목 선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럴 때 굳이 핸디캡을 가진 종목을 매수할 필요는 없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하는 종목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6일 코스피는 개장 40초 만에 3000선에 올라서 전인미답의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3000선을 사이에 두고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장중 고점 기록을 찍은 것만으로도 투자자들은 흥분하고 있다.
신기록 달성을 주도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이날도 개인들은 개장 때부터 순매수 규모를 늘리며 오전 11시30분 현재 1조원에 가까운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시간 외국인과 기관은 주식을 내다 팔기에 여념이 없다. 외국인은 4565억원, 기관은 5596억원을 순매도하는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매 규모만 다를 뿐 방향은 똑같았다. 이와 같은 매매 패턴은 지난 12월부터 이어진 것이었다.
외국인과 기관 두 큰 손이 주식을 매도하는데도 주가가 올랐으니 큰손 매매라고 해서 따라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3000선을 넘어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확대된 상황에서 적어도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매도하는 종목은 신규 매수 후보에서 지울 필요가 있다. 수급 부담을 떠안고 투자하는 것과 다름없어 웬만하면 피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월1일부터 올해 5일까지 약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동반 매도한 종목 1, 2위는
삼성전자(005930)와 삼성전자 우선주다.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를 2조6709억원어치 팔았고
삼성전자우(005935)는 1조8519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11월13일 이후 외국인이 삼성전자 우선주를 순매수한 날은 불과 이틀에 지나지 않는다.
기관 또한 삼성전자 주식을 9970억원, 삼성전자우는 506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산하면 두 큰 손이 순매도한 삼성전자 주식 규모는 무려 60조원을 넘는다.
올해 들어서 4일과 5일 이틀간 매도한 삼성전자 주식만 해도 외국인은 8080억원, 기관은 5301억 규모에 이른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매수하든 매도하든 삼성전자가 매매종목 상위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두 매매 주체가 엇갈린 매매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두 큰손이 함께 팔았다는 것은 조심할 부분이다.
또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25.78% 급등했고, 삼성전자 우선주도 22.74%나 뛰었기 때문에 이 시기에 두 종목을 매수한 개인들은 (평가)이익을 얻었겠지만, 앞으로도 그럴 거란 보장은 없다.
따라서 현재 이 종목들을 보유 중인 것이 아니라면, 굳이 큰손들이 함께 매도하는 종목을 골라 이들이 순매수로 돌아서길 바라는 것보다는, 매수 중인 종목 혹은 최소한 매도하지 않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수급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
피할 종목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두 큰손이 동반 순매수한 종목들엔 관심을 가질 만하다. 동반 순매수 종목 상위에는
엔씨소프트(036570),
카카오(035720),
SK이노베이션(096770) 등이 올라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12월 들어 지난 1월5일까지 81만원에서 98만5000원으로 21.6% 올랐다. 이에 비하면 카카오는 6.79% 상승률로 덜 올랐다. 큰손들이 함께 매수했는데도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은 경우에 더욱 관심을 가질 만하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종목과 금액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조회기간을 변경해 더 짧거나 긴 기간 동안의 매매내역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