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경기도가 설 전에 도민 1인당 10만원씩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망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독자 행보가 재주목받고 있다. 이 지사는 그간 중앙정부의 선별적 재난지원금 기조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보편지급을 주장했다. 정부가 2·3차 이어 4차 지원금도 선별 지급을 강조하는 가운데 경기도가 모든 도민에게 지원금을 주는 건 경제정책에 대한 이 지사의 선명성 전략과 소신으로 분석된다.
12일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전하는 글을 올리며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재차 강조했다. 이 지사는 "김 원내대표님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영업손실에 대한 직접 보상을 말씀하셨는데, 그 필요성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서둘러 실행조치가 이뤄지길 소망한다"라면서 "코로나19 3차 유행에선 정부의 (영업제한) 정책에 의한 직접 피해가 생겨난 만큼 상응하는 보상을 해야 하며, 이분들이 손실 보상에서 배제되고 더 큰 상실감에 다치지 않도록 세심한 조치를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3차 재난지원금도 선별적으로 지급하는 데 따른 '복지 사각지대 발생'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전하는 글을 올리며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재차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이 지사가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한 건 이번만이 아니다. 이 지사가 지난 5일 이후 이날까지 열흘 동안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15건 중에서 보편적 재난지원금에 관한 내용을 담은 글은 8건에 이른다. 전날인 11일 경기도의회가 제안한 '도민 1인당 10만원씩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관해 이 지사가 '숙고하겠다'라고 답하자 사실상 경기도가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다.
특히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효과, 이른바 '경제방역'에서 정부의 기조와 다소 결이 다른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 1차 재난지원금은 모든 국민에게 줬으나, 2·3차 지원금을 편성할 때는 국가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지급키로 했다. 반면 이 지사는 코로나19 장기로 위기를 겪는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소비진작 효과까지 얻으려면 재정에 부담은 되더라도 보편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재난지원금 지급 방법을 둘러싼 이 지사의 행보는 그의 정책적 선명성을 더욱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여권 인사 또는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줄곧 주장한 건 이 지사가 유일하다. 이 지사는 2·3차 재난지원금 편성 때는 선별적 지급을 결정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재난지원금을 실제로 지급하느냐, 경제효과가 있느냐도 중요하고,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 아니냐'는 말도 나오겠지만 그와 별개로 대선주자로서의 인지도는 더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