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공연계가 잠잠해진지 거의 1년이 돼 가는 시점. 뮤지컬과 클래식 등 공연계 일각에서는 연초부터 '큰 작품'들의 일정을 아예 하반기 이후로 타진하는 분위기다. 조심스럽게 해외 내한 공연 일정 추진도 나서고 있다.
최근 CJ ENM은 라이선스 초연작과 스테디셀러 작품을 비롯해 올해 총 7개의 국내외 상영 뮤지컬 라인업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6월 이후부터 '광화문연가',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42번가', '비틀쥬스'가 개막한다. 글로벌 제작사와 공동 프로듀싱해 제작한 신작 'MJ'를 포함 '물랑루즈', '백투더퓨처'는 미국과 영국에서 하반기 이후 상영된다.
특히 마이클 잭슨의 명곡과 생애를 다룬 최초의 뮤지컬 'MJ'는 올해의 CJ ENM이 내세우는 흥행 기대작이다. 올 가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을 시작으로 세계로 뻗어갈 채비에 나선다. 지난해 2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백투더퓨처'도 올 여름 웨스트엔드를 다시 끓게 할지 기대를 모은다.
2021 글로벌 라인업(Moulin Rouge, MJ, Back to the Future). 사진/CJ ENM
국내에서는 영화감독 팀 버튼의 세계를 무대로 구현한 브로드웨이 인기작 '비틀쥬스'(세종문화회관 대극장, 6~8월)가 세계 최초 라이선스로 개봉한다. 2019년 4월 브로드웨이에서 공식 개막한 작품은 그해 토니 어워즈 8개 부문 노미네이트를 비롯해 같은 해 외부비평가상(최우수 무대디자인상), 드라마 리그 어워즈(최우수 연출상),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최우수 무대디자인상) 등 브로드웨이 3대 뮤지컬 시어터 어워즈 수상을 휩쓴 화제작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은 '어쩌면 해피엔딩'(예스24 스테이지, 6~9월), 고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을 재조명하는 '광화문 연가'(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7~9월), 올해 25주년을 맞은 '브로드웨이 42번가'(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2021년12월~ 2022년2월) 등도 차례로 열린다.
세계적인 감염병 장기화를 감안, CJ ENM 측은 아예 상반기 건너 하반기로 일정을 확정해둔 상태다. CJ ENM 측은 뉴스토마토에 "전체적으로 코로나 장기화를 감안할 수 밖에 없는 시기"라고 전했다. 다만 "'MJ'를 필두로 해외에서 열리는 뮤지컬은 팬데믹 후 영미 공연 산업재개의 신호탄이 될 작품들"이라며 "국내는 경쾌한 탭댄스나, 희망적 스토리 같은 작품들로 추렸다. 코로나 블루로 지친 관객들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천아트센터 공연 라인업. 사진/인천아트센터
클래식 공연 부문도 새해부터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는 흐름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 국내 아티스트 중심으로 소규모 공연을 진행하고, 해외 연주단체의 내한공연은 하반기를 기점으로 잡는 분위기다.
아트센터인천은 지난해 진행하지 못한 해외 공연 일정을 조심스럽게 하반기로 잡고 있다. 월드오케스트라, 리사이틀과 앙상블, 시리즈콘서트 등 연간 40여회의 기획공연을 준비 중이다.
월드오케스트라 초청공연으로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크리스티안 베주이덴호우트(5월), 말러 챔버 오케스트라와 구스타보 두다멜(7월), 사라 장과 PKF 프라하 필하모니아(9월), 바르샤바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0월), 마린스키 오케스트라(10월) 등을 이미 확정해둔 상태다.
특히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지난해 코로나로 아쉽게 취소된 공연이다. 포르테피아노 스페셜리스트 크리스티안 베주이덴호우트의 첫 내한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리사이틀과 앙상블 시리즈로는 피아니스트 백건우(3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클라리네티스트 자비네 마이어와 아르미다 콰르텟(9월), 소프라노 임선혜와 카운트테너 다미앙 귀용(11월), 첼리스트 장 기엔 케라스(12월), 소프라노 조수미와 이 무지치(12월) 등이 공연한다.
다만 인천아트센터 측 역시 "공연 직전까지 국내외 코로나 상황을 주시하며 준비할 것"이라며 "기획공연 티켓 역시 단계적으로 오픈할 계획"이라 전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