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했던 원자재 가격이 유가, 비철금속, 곡물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중국의 견조한 성장세가 원자재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위험자산 선호 경향이 높아지면서 원자재시장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최근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 배경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보면, 구리 가격이 1월 중순 기준 톤당 8000달러 내외로 201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두 가격은 현재 부셸당 14달러를 상회하는 등 2014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원자재 가격지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3∼4월중 급락했으나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최근에는 대부분 품목이 위기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는 게 한은 측의 평가다.
중국 등 주요국 제조업 경기 회복 영향에다 정정 불안 등으로 페루 주요 구리 광산이 조업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구리뿐만 아니라 비철금속인 알루미늄, 니켈, 아연 등도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대두 가격도 8월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빈번해진 기상이변, 미국·남미 등의 작황 전망의 불확실성 가중, 중국의 미국산 곡물 수입 확대, 코로나로 인한 수확철 인력난 등도 가격 상승요인이다.
원유도 오름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하반기 배럴당 40달러 내외(브렌트유 기준)에 머물던 유가는 1월 중순 기준 50달러대 중순으로 상승했다.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 해소와 백신 개발·보급 소식 등으로 투자심리는 회복됐다.
여기에 미국의 원유생산이 시추활동 위축 등으로 더디게 회복되고, 바이든 신정부의 친환경 기조 등 빠른 증가가 어렵다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완화적 통화정책, 대규모 경기부양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 경향이 강화해지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의 원자재시장 유입이 늘어난 영향이 가격 상승에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 상승 공통요인은 글로벌 경기, 위험자산 선호 경향이 영향을 미쳤고 개별요인으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생산쿼터 조정, 기상이변 등이 개별요인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한은은 당분간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유가가 가격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곡물 및 비철금속은 단기간 급등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하반기의 가파른 오름세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봤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이 2021년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도 백신 보급 등으로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되면서 세계 원자재 수요를 견인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세종=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