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들은 코로나19라는 '모래주머니'를 달고 임기 반환점을 돌아야 했다. 임기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결승점으로 향하는 2021년 역시 포스트코로나가 지상 과제가 될 수 밖에 없고 '유종의 미'를 결정짓게 된다. 특히 좁은 면적에 인구가 밀집하고 경제·문화 등 인프라가 집중된 서울에서는 코로나19가 끼친 피해뿐만 아니라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도 의미가 각별하다. <뉴스토마토>는 코로나 극복의 최일선에 선 자치구 단체장들에게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 평가와 앞으로의 계획을 묻고 그 답변을 연재한다(편집자주).
"작년 11월 서울 중구 남산초에서 열린 학부모 간담회에서 '중구형 돌봄교실 덕분에 올해 새롭게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는 맞벌이 학부모를 만났습니다. 희망을 확인한 셈이지요."
지난 17일 <뉴스토마토>와의 2021년 신년 인터뷰에서 서양호 중구청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중구형 돌봄교실이 발휘한 힘을 강조했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소규모기 때문에 갑자기 생긴 일거리를 다른 사람에 맡길 수 없을 뿐더러, 퇴근 시간이 임박했을 때 외부업체 발주가 들어오면 야근을 해서라도 빠른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시 퇴근이 힘든 상황에서 아이가 저녁 8시까지 안전한 곳에서 돌봄을 받고, 양질의 저녁식사를 시간 맞춰 충분히 먹어 학부모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구 직영 돌봄'과 '어르신 복지사업'은 인구 문제 해결 지향"
중구의 대표 정책은 가장 어린 연령대를 위한 '구 직영 돌봄' 정책과 가장 높은 연령대를 위한 '어르신 복지사업'이다. 서 구청장은 "두 정책의 공통 지향점은 인구 문제 해결"이라며 "중구엔 젊은이가 적고, 어르신이 많다"고 설명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생 수는 1만5000명 가량으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적고 65세 이상은 2만4000명으로 3위 안에 든다. 이 중 28%는 독거, 11%는 빈곤층이다.
서 구청장은 "‘어떻게 하면 젊은 인구를 모으고 늘어나는 고령 인구를 도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어르신 복지사업’과 ‘구 직영 교육 4종 세트’를 만들어냈다"면서 "한 아이가 중구에서 태어나고 성인으로 성장하는 모든 과정을 구청이 책임지고 지원해 떠나가는 인구를 붙잡고 새 인구를 불러오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르신 복지사업은 매달 10만원을 줘 소상공 점포에서 사용하게 하고, 4종 세트는 국공립어린이집부터 초등돌봄, 진학상담, 진로체험을 중구가 직접 운영하는 정책이다.
"'학교 공간 제공, 지자체 돌봄'엔 정부 예산 지원 뒷받침돼야"
특히 구 직영 초등돌봄은 학교가 돌봄 공간을 제공해 임대료를 아끼고, 절약한 비용까지 투입해 지자체가 양질의 돌봄을 운영하는 협업 모델이다. 1교실 2교사제 도입, 학원 등 외부활동 후 재입실 지원, 주 6회 외부강사 초빙, 급·간식 제공 등으로 수요자 중심의 온종일 돌봄을 구성했다.
협업 모델은 전국으로 퍼지고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의 입법으로 이어지기까지 했지만 지자체간의 처우 격차를 우려한 돌봄전담사들이 반발하는 중이다. 서 구청장은 "돌봄이 중구만의 특수한 사업이 아니라, 전국에 있는 모든 지자체에서 운영되는 보편적인 사업이 되려면 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방과 후 학교도 직영…전통시장 테마화 및 인쇄·봉제 질적 변화 추진
중구는 여태까지 해왔던 정책을 발전시켜 포스트코로나와 저출산을 돌파할 예정이다. 서 구청장은 "초등 고학년, 중등까지 포괄하는 방과 후 학교 직영을 준비 중"이라면서 "기존에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4차산업 기술, 예술, 문화 등 질 높은 콘텐츠를 준비해, 사교육 못지 않은, 사교육을 뛰어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민간위탁으로 운영돼 천차만별인 수업 질을 대폭 강화하고 학부모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다.
이어 "올해는 '동 정부' 사업을 발전시켜 주민이 매일 더 나은 생활과 삶을 체감하도록 할 것"이라며 "전통시장 테마화, ‘스마트 앵커’ 확보로 인쇄·봉제업 질적 변화를 추진해 코로나19 이후 지역경제 회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양호 중구청장. 사진/중구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