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현대그룹이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004940)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채권단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시한인 7일 현대와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전날 외환은행 대출금 1600억원 가운데 400억원을 이미 상환했다. 나머지 대출금도 이른 시일내 모두 갚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며 이례적으로 실적을 앞당겨 발표했다. 매출 1조9885억원에 영업익 1536억원을 거둬 전분기보다 매출은 13.3%, 영업이익은 12배 커졌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은 "외환은행은 주채권은행 변경 요구에 즉각 동의해 달라"며 "상반기 실적으로 재무구조 평가를 다시 받겠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이 금융권에서 빌린 돈은 2조1746억원인데 이 가운데 외환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액수는 1600억원 정도다.
앞서 외환은행은 현대그룹이 400억원을 상환한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전체 채권은행 협의회'를 열어 이날까지 약정을 맺지 않을 경우 신규 대출 금지,만기 연장 거부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을 결의했다.
현대그룹이 이처럼 약정 체결을 미루면서 주채권은행에 맞서는 것은 어떻게든 재무구조개선 대상에서 제외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단 이 대상에 포함되면 시장 가치 하락은 물론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현대건설(000720)이 매물로 나왔고 현정은 회장이 큰 관심을 갖는 상황에서 재무구조개선을 받아 들일 경우 인수합병(M&A)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