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20일 "2050년에 우리가 어떤 지구를, 어떤 대한민국을, 우리 후세들에게 물려 줄 것이지 고민한다면 탄소중립을 자꾸 뒤로 미루려는 그런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탄소중립 달성의 부담을 뒷세대에 물려주지 않을 수 있게 역할을 충실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실현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이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장관직 내내 유지해달라'는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탄소중립 미래를 위한 명료한 비전과 확고한 이행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탄소중립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법과 제도 마련을 약속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히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 후보자는 특히 친환경차 보급을 강조하면서 '보급 계획'을 산업계에 명확히 제시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30년에 우리가 친환경차의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 건지를 명확히 해야 오히려 산업계가 빨리 적응할 수 있고, 새로운 녹색 산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소충전소 구축 등 수소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정책을 보다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올해 안에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NDC는 반드시 지킨다고 국제 사회에 하는 약속이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와 이해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NDC가 정리돼야 배출권거래제 할당 문제 등 다음 숙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가덕신공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김해공항, 부산항 포화로 동남권 물류가 연간 7000억원 정도 추가비용을 들여 인천공항으로 가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화물차 등이 내뿜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도 국가적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시절 환경영향평가 간소화 등이 포함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
아울러 한 후보자는 "4대강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라가 양쪽으로 쪼개질 정도로 갈등이 심했는데 처리 과정에서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키는 건 적절치 않다"며 세종보, 죽산보의 철거 일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8일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세종보와 죽산보를 해체하고 공주보는 부분 해체하는 내용의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의결했다. 일부 지역주민들이 법적 대응을 통해 이를 막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한 후보자는 최근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업체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 등 관계자 13명이 모두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데 대해서는 "항소심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원료 물질과 인체피해 간 인과관계 입증을 위한) 추가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이례적으로 한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힘을 포함한 야당 의원들의 칭찬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느낀 소회를 밝히는 질의 과정에서 이러한 장면이 연출됐다. 임이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인사를 단행한 것 중에서 제일 잘 된 인사가 아닌가 싶다"며 "여야가 이렇게 환영하는 인사도 근래에 드물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