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소영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분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5조원대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7일 2분기 영업이익 5조원으로 전분기대비 13.38% 증가했고, 매출액은 6.81% 늘어난 37조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개선은 전분기에 이어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가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LCD의 영업이익은 각각 2조5600억원과 7200억원으로 실적개선의 중심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휴대폰과 TV 부문은 유럽 재정위기와 제품 경쟁 심화 등으로 실적 급락을 우려했으나, 정보통신 7000억원과 디지털미디어 5000억원으로 계절성을 감안하면 선전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상 최대실적, 왜 주가는 하락 반전됐을까?
하반기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국내증시에 반전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한양증권 투자전략부는 "삼성전자의 가이던스 발표를 시작으로 실적 시즌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시장 분위기의 반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정보기술)주들이 전반적인 실적개선을 주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 발표가 시장의 반전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계성 매물이 출회되며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7일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의 최상단인 5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2분기 실적 기대치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주가는 2분기보다 3분기 실적 전망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부문이 관건인 만큼 하반기 D램, PC시장 전망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3분기 실적개선 여부가 관건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세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은 3분기에 본격적인 성수기로 진입해 이익확대가 지속되고, 2분기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휴대폰 부문도 갤럭시S 등 스마트폰을 비록한 신제품 확대로 수익성이 호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종민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PC 수요에 따른 메모리 업황 호조 전망에 확신을 더해줬다"며 "메모리 업황은 우려와 달리 3분기까지 D램 공급 확대가 미약해 호조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3분기 이후 갤럭시S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 구축이 시작돼 휴대폰 및 DTV 등 세트 부문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4분기에는 스마트폰 시장과 태블릿PC 확대를 바탕으로 낸드(NAND) 업황 호조가 예상된다"며 "우호적인 업황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 지배자의 한 축으로 실적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윤명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있어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2분기보다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총1위 대장주인만큼 업황과 무관하게 거시 경제 상황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수밖에 없다는 `숙명론`도 제기됐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강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추세적으로는 상승기조가 이어지겠지만 미국이나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글로벌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 전까지 전고점을 돌파하는 의미있는 강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