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반려동물 코로나19 확진 사례 발생에 1000만 반려동물 인구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첫 반려동물 코로나19 확진 사례 발생에 1000만 반려동물 인구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조류독감이나 돼지열병 사태처럼 동물의약품 관련 기업들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지만,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곳이 없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에 머무르던 모녀가 기르던 고양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기도원이 현재까지 100명 이상의 확진자를 발생시켰고, 묘주 역시 양성 판정을 받은만큼 인간에게서 동물로 전파된 수직감염으로 판단된다.
국내의 경우 첫 발생이지만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반려동물 등 동물 감염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지난해 11월 기준 동물 감염 사례가 보고된 국가는 총 19개국으로 개와 고양이를 비롯해 호랑이, 사자, 퓨마, 밍크 등 5종의 동물에서 135건의 감염이 확인된 바 있다. 개와 고양이의 경우 대부분 견주·묘주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뤄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직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된 사례는 없는만큼 지나친 경계는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명확하게 검증된 것이 없는 만큼 우려는 여전한 분위기다. 또 '동물→인간' 감염 여부를 떠나 반려동물의 건강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체계상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없고, 방역당국의 관리지침 역시 마련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빠른 시일 내 사람과 동물간의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평가와 관리지침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동물의약품 개발 기업들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기업들이 과거 조류독감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이 집단 유행했을 당시 집중 조명을 받으며, 기업가치가 급등했던 만큼 재차 기대감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5일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증권시장 개장 이후 잠시 급등한 뒤, 수그러들기도 했다. 하지만 동물의약품 관련 기업으로 꼽히는 대표사들 역시 코로나19 치료와 관련된 파이프라인은 보유하지 않고 있는 만큼 무분별한 관심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동물의약품 대표 기업들로는 중앙백신연구소와 이글벳, 우진비앤지 등이 꼽힌다. 이글벳은 동물의약품 사업을 영위하지만 양돈·양계·축우 가축 관련 품목에 집중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품목은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와 심장사사충 예방제, 피부감염증 치료제 등이 전부다.
우진비앤지 역시 반려동물 관련 품목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존 가축 분야에서 반려동물 영역을 넓힌지 오래되지 않아 관련 파이프라인이 부족한 상태다. 개와 고양이 종합백신을 비롯해 다수 반려동물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중앙백신연구소의 경우 반려견을 위한 코로나바이러스 사독백신 '캐니샷Cv'를 보유하고 있지만, 기원이 되는 바이러스의 종만 같은 뿐 최근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는 무관한 품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유행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치료제나 백신 개발 역시 온전히 이뤄지지 만큼, 반려동물 치료제나 백신은 전세계적으로도 아직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역시 동물의약품 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더라도 관련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인 곳이 없는 만큼 변별력 있는 관심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