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효성(004800)그룹이 3세 '투톱' 경영체계를 완성한 가운데 이들 자녀들 보유 주식 현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미성년자인 효성 4세들의 현재 보유 주식은 약 54억원 규모로, 이들이 증여와 배당을 통해 지분율을 높여온 만큼 효성가 4세 승계 작업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신임 부회장의 미성년 자녀 총 5명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효성 주식 총 6만0183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지분율은 0.33%로 이를 5일 종가(8만89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53억5026억원 규모다. 올해 성인이 된 조 회장의 장녀의 지분까지 감안하면 효성 4세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총 9만0886주로, 약 80억7976억원에 이른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 회장의 장녀 조인영(19)씨와 차녀 조인서(15)씨는 각각 1만8643주(지분율 0.09%)를 보유하고 있다. 두 자녀는 지난해 7월초 1만7333주(0.08%)에서 1310주씩을 각각 추가 매수했다. 아들 조재현(9)씨의 보유 주식은 지난해 3분기 초 1만2530주에서 분기 말 1만3400주(지분율 0.06%)로 늘었다.
조 회장의 삼남인 조 부회장의 자녀의 경우 장녀 조인희(11)씨와 차녀 조수인(9)씨, 아들 조재하(5)씨는 각각 1만3400주(0.06%)를 보유 중이다. 세 자녀의 보유 주식은 조 회장 아들 재현씨와 마찬가지로 분기말 870주씩 더 늘었다.
효성 4세들의 지분 보유가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2019년 말부터다. 그전에는 조 회장의 딸 인영·인서씨만 각각 0.02%를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2019년말 둘을 포함한 아들 재현씨와 조 부회장의 자녀 인희·수인·재하씨 6명은 증여받은 자금 약 40억원으로 각각 8250~8500주의 주식을 장내매수했다. 당시 재현·인희·수인·재하씨가 효성 주식을 신규 매수한 것을 두고 재계는 효성의 4세 승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봤다.
효성 4세들이 미성년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유 주식 증가는 배당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효성 주식이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만큼 보유 주식에 따라 받은 배당금으로 주식을 매입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9년 효성은 보통주 한 주당 5000원을 배당했다. 자녀 6명에 대한 배당금에만 4억5443만원이 들어간 것이다.
현재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효성 주식을 각각 462만3736주(21.94%), 451만3596주(21.42%)를 보유하고 있다. 각 자녀들 보유 주식을 합치면 조 회장은 467만4422주(22.18%) 조 부회장은 455만3796주(21.60%)를 보유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형제의 난 이후 오너리스크가 효성의 발목을 잡아왔지만 이후 효성은 지분 관계를 안정적으로 정리해 온 편"이라면서도 "향후 조 부회장이 안정적 경영 기반 마련을 위해서라도 4세 승계 및 지분 확보 경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