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줄어들던 생명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가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 설계사 모집수수료를 제한하는 '1200% 룰'이 도입되면서 법인보험대리점(GA)에 대한 이점이 떨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11월말 기준) 생보사 전속 설계사 수는 9만438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61명 증가했다. 그간 2016년 11월(11만4834명), 2017년 11월(10만8470명), 2018년 11월(9만8399명) 등 지속 감소 추세였다.
대형 생보사별로 보면
한화생명(088350)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한화생명 전속 설계사 수는 1만9925명으로 전년 1만7922명 대비 11.2% 증가했다.
삼성생명(032830)은 2만4959명으로 2.0% 늘었다. 교보생명은 1.0% 증가한 1만4367명을 나타냈다.
생보사 전속 설계사 수가 증가 추세로 전환한 것은 설계사 수수료 1200% 룰이 올해부터 시행됐다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1200% 룰은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 납입보험료의 120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원수사보다 상대적으로 수수료 이점이 컸던 GA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GA는 제휴를 통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대리점으로 업계 내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원수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기 때문에 전속 설계사에서 GA로 이탈하는 설계사들도 상당했다. 하지만 수수료 제한이 생기면서 GA보다 안정적인 원수사를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원수사는 비교적 환수 걱정이 덜하고 상품에 대한 교육도 철저하기 때문에 GA보다 안정적인 원수사를 택하는 설계사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설계사 유입도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발생에 따라 보험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설계사로 전직하거나 겸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원수사 모집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전속 설계사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디지털 영업 플랫폼 '라이프 엠디'를 선보이면서 이를 통한 설계사 유입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라이프 엠디는 여러 직업을 겸업하는 분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면서 "영업활동에 적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 업데이트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생보사 전속 설계사 수가 손해보험사 보다 증가세가 더디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보사 전속 설계사는 지난해 11월 10만2985명으로 전년 9만3659 보다 약 10%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 상품이 손보보다 영업하기 힘든 점이 많다"면서 "상품 개발에도 한계가 있어 성장세도 손보보다 지지부진 하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