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상장 보험사들이 코로나19 반사이익에 힘입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등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개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증시 활황으로 인한 보증준비금 환입도 영향을 미쳤다.
한화생명이 개선 폭이 가장 컸다. 순익 2427억원으로 전년 587억원 보다 무려 313.7%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1조3705억원으로 42.4% 늘었다. 동양생명은 14.5% 증가한 1285억원을 나타냈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롯데손해보험의 개선 폭이 가장 컸다. 순손실 512억원에서 166억원으로 손실폭이 67.6% 줄었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순익 5637억원으로 전년 3823억원 보다 47.5%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43.3% 증가한 431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3319억원으로 23.3% 늘었으며, 한화손보는 48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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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의 이같은 실적 개선은 코로나 반사이익이 주효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감염 우려 등으로 자동차와 의료 이용량이 떨어지면서 관련 손해율도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4.5~85.6%로 전년 대비 약 5~6%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폭설과 한파 영향에도 손해율 개선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지난달 평균 손해율은 83.7%로 전년 동월 대비 7.1% 포인트 하락했다.
생보사들의 경우 증시활황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환입 효과도 있었다. 변액보증준비금은 변액보험 펀드의 손실을 대비하기 위해 쌓아두는 자금이다. 증시가 상승하면 적립해야 할 변액보험보증준비금도 줄어들기 때문에 실적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본격적인 증시 활황세가 시작된 지난해 3분기 각각 2200억원, 920억원 가량의 변액보증준비금을 환입했다.
매출도 늘었다. 생보사 지난해 11월 누적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조730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6.7% 늘었다. 일반계정 초회보험료도 5조4800억원에서 7조1800억원으로 31.04% 증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율 개선 효과 등 코로나로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본 것은 사실"이라면서 "건강에 대한 위기의식이 증폭되면서 신계약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생명과 흥국화재는 지난해 순익이 각각 29.0%, 29.7% 감소했다. 미래에셋생명은 해외 자산의 평가액이 떨어진 영향이 컸다. 흥국화재는 법인보험대리점(GA) 매출 확대를 위한 판관비가 증가하면서 보험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경우 대형 화재사고로 인한 손해율 악화 등으로 순익이 24.9% 감소했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