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신용카드 납부 상품 비중을 줄이고 있다. 수수료 부담에 카드납 자동결제를 제한하는 등의 꼼수까지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작년 3분기 카드결제 가능상품 지수는 63.4%로 전년 동기 65.2% 보다 1.8%포인트 감소했다. 카드결제 가능상품지수란 전체 상품 판매수 중에서 카드결제가 가능한 상품수의 비율을 말한다.
보험사별로 보면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18.2%로 전년 동기 100% 대비 무려 81.8%포인트 감소했다. KB생명은 100%에서 92.5%로 7.5%포인트 줄었다. 푸본현대생명은 7%포인트 감소한 61.8%를 나타냈다. DGB생명은 62.1%에서 56.0%로 6.1%포인트 줄었다.
동양생명(082640)과
미래에셋생명(085620)은 각각 4.3%포인트, 4.2%포인트 감소했다.
손해보험사도 지난해 3분기 카드결제 가능상품지수 89.1%로 전년 동기 보다 0.9%포인트 쪼그라들었다. MG손해보험은 32.1%에서 25.0%로 7.1%포인트 줄었다.
DB손해보험(005830)은 91.9%로 5.6%포인트 감소했다. KB손해보험과
흥국화재(000540)는 각각 0.9%포인트, 0.2%포인트 적어졌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보험사들은 보험료 카드 결제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운용자산이익률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2%에 달하는 카드 수수료 부담이 수익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손보사보다 상대적으로 장기상품과 저축성상품 비중이 높은 생보사의 경우 카드납 수수료 부담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험료 카드납에 제한을 두는 보험사까지 있다. 일례로 빅3 생보사인
한화생명(088350)과 교보생명은 아예 카드납을 받지 않고 있다. 카드납 자동 이체를 제한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카드로 계속보험료를 결제하기 위해선 보험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야 하는 등의 방식이다. 이에 생보사와 손보사의 지난해 3분기 카드납 지수는 각각 4.3%, 29.4%에 불과했다. 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의 비율을 의미한다.
한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는 "일부 원수사들은 카드납 자동이체를 허용하면서도 GA에서 가입할 경우엔 제한을 두는 곳도 더러 있다"면서 "대다수의 가입자들이 보험료를 자동이체로 지불하는데, 자동이체가 안 되는 보험사일 경우 설계사가 달마다 고객을 대신해서 처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카드납이 진정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는 서비스인지는 모르겠다"면서 "보험료는 대부분 정해진 날짜에 정기적으로 납입을 한다.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결제 하더라도 카드값이 정산될 때 어차피 계좌에 돈을 넣어놔야 하는데, 굳이 현금 자동이체 대신 카드 결제가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