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21년 전에 연수구청이 마련해준 6명이 들어가는 방에서 셀트리온을 시작했습니다. 올해 정식퇴임 후 이곳에 입주를 신청하고 스타트업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인천스타트업파크 안에서 많은 스타트업 기업을 만들어내겠습니다. 1호 스타트업 파크가 잘 돼야 2호, 3호가 잘 되지 않겠습니까"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이 25일 문을 연 인천 스타트업파크 개소식에서 창업 초기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인천 스타트업 파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인천시와 손잡고 만든 '제1호 개방형 혁신창업 클러스터'다. 이날 열린 개소식에는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남춘 인천시장, 조용병 신한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스타트업 파크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프랑스의 스테이션 에프(Station-F), 중국의 중관촌과 같이 창업벤처 생태계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적 혁신 창업공간이다. 중기부는 2019년 처음으로 이 사업에 착수했고, 인천이 1호 스타트업 파크로 선정됐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투모로우시티를 리모델링해 스타트업파크로 탈바꿈했다. 지난해에는 대전시가 선정됐다.
인천 스타트업 파크에는 총 211개사가 지원했고, 77개 기업이 입주했다. 공간은 인스타 I, 인스타 Ⅱ와 인스타 Ⅲ 등 3개동으로 구성됐다. 1만7251㎡(약 5228평) 규모로, 인스타 I은 인천시, 인스타 Ⅱ는 신한금융·셀트리온이 운영한다. 사무실 60여개, 오픈공간 150여개, 회의실 40여개, 지능형사물인터넷(AIoT) 실증지원랩, 다목적홀, 코칭룸과 수면실 등을 갖췄다. 인천시와 신한금융, 셀트리온은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기술기반 스타트업과 신약개발 등 바이오 분야 혁신기업 230여 개 기업에 대해 실증지원사업, 대학연계 기술지원, 전문가 멘토링과 해외 진출 지원 등을 집중지원한다.
(5일, 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인천 스타트업 파크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인천스타트업파크 개소를 두고 스타트업들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지역의 창업자와 투자자, 대학 및 연구소 등이 협력하고 교류하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 이날 개소식에 참여한 박정건 에스티에스바이오 대표는 "스타트업파크 입주를 통해 일반 스타트업은 할 수 없던 대학병원 임상을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강소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스타트업파크는 좋은 보금자리가 돼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기존에도 창업기업 보육센터와 창조경제 센터 등이 존재하고 있었다며, 성공기업들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투자 및 행정 인프라와 연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초기창업들이 투자를 받는 것만큼 입주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지자체와 중기부가 함께 만드는 곳인 만큼 투자자 연계와 세무, 법무 같은 행정지원도 병행돼 실질적으로 스타트업에 도움이 되는 센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칠승 장관은 "제1호 스타트업 파크가 위치한 이곳 인천 송도는 약 1600개의 기업과 연구소·대학들이 자리잡고 있고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도 가지고 있어 스타트업들의 개방형 혁신과 글로벌화에 더 없이 좋은 공간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비대면 분야 등에서의 창업붐을 일으키고,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1조원 추가 조성, 강력한 케이(K)-유니콘 프로젝트 추진 등을 통해 제 2벤처붐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