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에이프릴 이나은.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연예계에서 학교폭력(학폭)과 왕따 논란이 불거지면서 해당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업체들은 광고를 중단하고 모델 흔적을 지우는 등 선긋기에 나섰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그룹 에이프릴 전 멤버인 이현주를 따돌렸다는 의혹을 받는 이나은이 출연한 '포스트 콘푸라이트바' 광고 송출을 중단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해당 논란을 인지하고 지난 2일부터 광고를 중단했다"면서 "추후 사실 관계에 따라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나은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제이에스티나, 삼진제약 게보린, 지니킴, 무학소주 등도 광고를 중단하거나 이나은이 등장하는 콘텐츠를 지웠다.
화장품 브랜드 페리페라는 과거 2년 동안 이나은을 모델로 썼지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관련 사진을 모두 지우는 등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현재 모델로 발탁된 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도 학폭 논란에 휘말리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올리브영 등 일부 헬스앤뷰티(H&B)스토어에선 수진의 사진을 빼는 등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매장에서 브랜드사의 연출물은 협의를 통해 교체가 이뤄지며, 계약관계에 따라 (매장에서) 임의로 수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계열사인 클리오는 '스트레이키즈' 현진의 학폭 논란 이후 광고를 임시 중단했다. 이슈 발생 전에 업로드만 스트레이키즈 콘텐츠는 일부 해외 유통사를 제외하고 모두 삭제했다. 클리오는 입장문을 통해 "향후 모델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면서 "최종 협의에 따라 향후 홍보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빠른 대응과 조치를 취하지 못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왕따 및 학폭 논란 연예인을 기용한 제품의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피해를 막기위해 진위와 상관없이 선제적 차원에서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인 광고 계약 규정은 모델이 법 위반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 위약금을 지불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박지훈 변호사는 "해당 기준으로 보면 위약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다만 과거보다 계약서에서 책임에 대한 조항과 내용이 치밀해져 결국 양측의 계약 조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폭이나 팀내 괴롭힘은 아직 사실 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 업체들이 광고 모델에 손해 배상 책임을 물을지 미지수다. 다만, 사회적 물의로 법적 판단을 받거나 위약금 지급을 거부할 경우 소송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앞서 걸그룹 티아라는 멤버들 간 '왕따논란'으로 4억원의 위약금을 둘러싸고 법정 분쟁까지 갔으며, 광고모델 계약을 해지한 패션업체를 상대로 낸 모델료 반환 거부 소송에서 패소한 바 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