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3대 실명질환일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지만 관련 인식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녹내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3대 실명질환이자 만성 진행형 질환으로 조기발견이 중요한 대표 안질환이다. 하지만 질환의 심각서에 비해 국내 성인 대다수가 발병원인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안과병원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령화에 따른 눈 건강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녹내장의 발병원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녹내장 인지자 중 23.6%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녹내장은 만성 진행성 시신경질환이다. 완치가 되지 않고 계속하여 악화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되도록 조기에 발견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다.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지만 오랫동안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녹내장의 근본적인 발병원인은 각 개인의 시신경이 견딜 수 있는 안압보다 더 높은 안압에 따른 시신경 손상이다. 고도근시, 가족력 등이 위험요인이며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전신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이와 함께 높아진 안압과 안구의 노화로 인해 시신경이 약해진 고령의 환자들에게서 주로 발병하지만,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들은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고도근시인 사람의 눈은 상대적으로 눈의 앞뒤 길이가 길어지며 시신경을 지지하고 있는 구조물들의 두께가 더 얇고 힘도 약해져 있기 때문에 녹내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고도근시가 아닌 사람들에 비해 더 높다. 또 녹내장 가족력이 있을 경우 다른 가족 구성원의 녹내장 위험도가 4~9배까지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사에서 '고도근시가 있으면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다'는 사실에 대해 녹내장 인지자 중 44.9%만 맞다고 답했다. 또 '가족력이 있다면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에 대해 맞다고 답한 응답자는 녹내장 인지자 중 68.9%에 그쳤다.
즉 특정한 요인이 있을 경우 녹내장 발병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기검진을 받는 등 미리 대비해야 하지만 이러한 위험요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가량만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현재 녹내장이 없더라도 고도근시나 가족력 등 위험인자가 있고, 나이가 40대 이상이거나 고혈압 또는 당뇨병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정기 안과검진을 받아야 한다.
유영철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장은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해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질환"이라며 "위험요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깝고, 녹내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