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가전 콘셉트인 '비스포크'를 생활가전 전체로 확대한다. 일부 부품 평생보증과 분야별 전문 업체들과 '드림팀' 구성을 통해 앞으로 비스포크 실적 비중을 국내 가전 매출의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은 9일 열린 비스포크 홈 미디어데이 온라인 행사에서 "앞으로 비스포크는 삼성 생활가전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비스포크 제품들은 이미 지난해 러시아·스웨덴·중국에 론칭했고 올해 미국·유럽·동남아·중동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비스포크를 국내 매출의 핵심 제품군, 장기적으로는 국내외를 아우르는 생활가전의 첨병으로 가꿔나가겠다는 의지다.
삼성은 이날 주방에서 거실·침실·세탁실 등에 이르기까지 집안 전체를 다양한 제품과 디자인으로 통일감 있으면서도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인 '비스포크 홈'을 공개했다. 그간 일부 가전에 적용했던 소비자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맞춰 주는 비스포크 콘셉트를 크게 확장한 것이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이 9일 '비스포크 홈 미디어데이' 온라인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내 출시할 예정인 17개 비스포크 홈 신제품만 해도 냉장고, 김치냉장고, 큐브냉장고, 정수기,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2종, 신발관리기, 전자레인지 2종, 식기세척기, 에어컨 2종, 공기청정기 2종, 무선청소기 등에 이른다. 이날 비스포크 냉장고 신제품을 먼저 공개했다.
단순히 제품군만 늘리는 게 아니다. 삼성전자가 꺼낸 카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비스포크 홈 제품을 포함해 2021년형 신제품을 시작으로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와 '디지털 인버터 모터'에 한해 기한 없이 무상으로 수리 또는 교체해 주는 평생보증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기존 10년(건조기는 12년)이었던 무상수리 기간을 과감히 늘린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디어데이에서 "컴프레서와 모터 품질에 대해 자신이 있다"며 "그간 10년 보증 등을 통해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평생 보증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비용 부담 증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산 작가의 비스포크 홈 관련 작품. 사진/삼성전자
분야별 전문 업체들과 오픈 협업 시스템인 팀 비스포크 구성도 눈길을 끈다. 팀 비스포크는 △디자인 파트너 △부품, 제조 분야의 테크 파트너 △제품에 다양한 서비스를 부가해 주는 콘텐츠 서비스 파트너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삼성은 이례적으로 협력사의 면모를 가감 없이 모두 공개했다.
먼저 콘텐츠 부문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CJ제일제당(097950)·쿠팡 등과 협력해 스마트싱스 앱 연동을 통한 다양한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글로벌 프리미엄 페인트 회사인 벤자민 무어와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 기업인
한샘(009240)의 키친바흐 브랜드와 손을 잡았고 테크 분야에서는 일부 비스포크 가전 제품을 협업 생산하는
대창(012800), 디케이, 두영실업, 오비오 등과 협업을 진행한다.
이번 협업은 시장 트렌드에 맞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한 삼성의 전략이다. 제조 역량이 뛰어난 파트너사들을 발굴해 긴밀한 협업을 해 나가기 위한 시도라는 설명이다.
박원민 작가의 비스포크 홈 작품.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갈수록 소비자 니즈가 세분화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것을 캐치했다"며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 업체들과 드림팀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과 함께 동반 성장하자는 취지에서 이번에 협력사 이름을 공개한 것"이라며 "앞으로 협력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