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소득·주택 등의 정책 의제를 제기한 데 이어 최근엔 정계의 여러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외연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책에 대해선 비교우위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장에 따른 지지율 수성과 당내 지지기반 확보를 위해선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최근 정계 인사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지난 16일엔 기본주택 홍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홍기원·이규민·이동주·김남국 의원, 김홍걸 무소속 의원 등을 만났다. 그는 의원들에게 기본주택 도입을 위한 제도개선을 강조하며 협조를 구했다. 이 지사는 또 오는 5월 개최될 '2021 Let’s DMZ 평화예술제'와 관련해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조직위원장에, 김명곤 전 문화부장관을 집행위원장에 위촉했다. 이 지사는 앞서 12일엔 경기도 국제평화교류위원장으로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위촉한 바 있다.
이 지사의 행보는 대선을 1년 남겨두고 우군을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간 이 지사는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대출,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 등 이른바 '기본 시리즈' 의제를 다듬고 알리는 데 공을 들였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부동산시장 과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기본 시리즈도 덩달아 주목받게 됐다.
하지만 정책 의제에 대해선 다른 주자들보다 비교우위를 확보했으나 지지율 상승세는 주춤해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퇴 후 본격적으로 대선주자 후보로 언급되자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 자리를 그에게 내줬다.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원장도 당 대표직을 사임하고 대선경쟁 뛰어들 준비를 갖췄다. 반면 이 지사는 친문 지지층의 호응을 얻지 못해 언제든 유력 대선주자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이 커 보인다는 평가다.
이 지사가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는 건 선명한 정책 의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명실상부 대선주의 위상을 굳히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민주당 지지층의 정치적 성향은 다른 대선주자들보다 이 지사의 정치철학과 맞아 떨어지는 면이 더 많다"며 "이 지사로서는 앞으로도 정책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친문 지지층을 흡수하고자 의원들, 여당 측 인사들과 물밑작업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9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무위원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