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방탄소년단(BTS) 등 케이팝(K-Pop) 인기에 힘입어 문화예술저작권이 사상 첫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 법인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특허 및 실용신안권을 중심으로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적자 규모가 다시 확대됐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지식재산권(지재권) 무역수지는 18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재권은 지난해 하반기 반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800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상반기에 8억8000만달러 적자를 내며 연간 기준으로 2017년(-16억9000만달러) 이후 적자폭이 가장 컸다. 2019년 지재권 무역수지는 5억3000만달러 적자였다.
지재권 무역수지는 콘텐츠에 부여되는 저작권, 특허·상표에 부여되는 산업재산권, 침해 소송 배상금 등이 분류된 기타 지식재산권 등의 국제 거래를 집계한 통계다.
문화예술저작권은 1억6000만달러로 사상 첫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 확산으로 유튜브, 넷플렉스 등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이용이 확대되면서 케이팝, 드라마, 웹툰 등이 인기를 끌면서 수출 증가가 있었다. 또 코로나로 외부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외국계 영화사의 수입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문화예술저작권은 유튜브 등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이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케이팝, 드라마, 웹툰 등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수출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으나, 코로나에 따른 국내 기업의 현지법인이 타격을 받으면서 전체적으로 적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은 적자폭이 18억달러에서 23억8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코로나 확산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 법인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특히 베트남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상품 및 프랜차이즈도 11억50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2019년(-10억7000만달러) 이후 최대 적자를 보였다. 상품권의 경우 국내 대기업과 외투 중소·중견기업의 상품권 수입 증가로 1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연구개발 및 SW 저작권은 29억6000만달러에서 17억3000만달러로 흑자폭이 축소됐다. 컴퓨터프로그램이 10억8000만달러흑자에서 3억달러 적자로 전환했는데, 이는 코로나에 따른 비대면 증가로 외투 및 국내 중소·중겨기업이 애플리케이션 등 컴퓨터프로그램 수입을 늘린 영향 때문이었다.
거래 상대방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적자국 1위로 38만4000만달러로 1년 전의 37억2000만달러에 비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유튜브 시청 등 스마트폰 앱 사용이 늘면서 적자폭도 커졌다. 반면 중국은 20억2000만달러에서 25억9000만달러로 흑자폭이 확대됐다. 국내 게임사의 컴퓨터프로그램 수출 증가에 따른 영향이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문화예술저작권은 1억6000만달러로 사상 첫 흑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제63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 참석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