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무형자산 포함)로 3조4821억5500만원을 썼다. 2019년(3조1885억3100만원)과 비교해 약 3000억원 늘었고 2018년(2조8949억5400만원)보다 약 6000억원 정도가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총매출에서 연구개발비 비중은 10.9%로 2019년(11.8%)보다는 낮아졌으나 2018년(7.2%)보다는 3% 포인트 넘게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개발에 힘을 주는 기조 속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업계 최고층인 176단 512Gb(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하고 지난해 10월에는 DDR4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대 1.8배 향상한 DDR5 D램을 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등 초격차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는 적극적 투자에 의한 생산능력 확대와 생산원가 절감이 핵심 경쟁 요소였다"며 "이제는 제품의 부가가치 증대를 위해 다양한 선행기술 및 응용기술 개발, 메모리 컨트롤러와 펌웨어가 결합된 응용복합제품의 개발이 중요한 사업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2월 개발한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Triple Level Cell).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도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구개발비용은 21조2209억7200만원으로 2019년(20조1929억3500만원)보다 약 1조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7나노 극자외선(EUV)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인 'X-Cube(eXtended-Cube)'를 적용한 테스트칩 생산에 성공하고 올해 1월에는 성능을 대폭 향상한 프리미엄 모바일AP '엑시노스 2100'를 출시하는 등 초격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지난해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2'와 '갤럭시Z 플립' 을 추가로 내놓으며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의 경우 미래를 주도할 최첨단 기술의 산실인 종합기술원을 통해 미래 성장엔진 가시화와 주력사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애쓰고 있다. 해외에서도 영국 케임브리지, 러시아 모스크바,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미국 뉴욕에 인공지능(AI) 센터를 설립해 관련 분야 기술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객의 요구를 먼저 파악하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세계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며 "세계 IT업계에서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과 원천기술을 확보해 세계 산업 기술을 이끄는 진정한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업계가 전반적으로 현재 우위에 있는 분야뿐만 아니라 향후 먹거리 개발을 위한 미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