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 측이 셀프 보상 의혹이 제기된 논란의 내곡동 땅 측량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국토정보공사에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했다. 2005년 토지 측량에 오 후보가 직접 입회했다는 증언이 나오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오 후보의 측량 입회 여부를 확인할 서류 공개 여부는 선거전에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 후보의 서울 내곡동 땅 '보상 특혜' 의혹이 보궐선거의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다.
오 후보는 29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측량 관련 현황보고서에 누가 측량을 의뢰했는지, 현장에 누가 입회했는지 다 기록돼 있을 것"이라며 "서류가 나오면 그걸로 해명이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가땅 경작인이 당시 오 후보를 알아봤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당시 측량하게 된 이유가 처가 땅에 불법 경작을 한 분들을 내보내야 할 필요성 때문이었다"며 "그분이 무슨 이야기를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측량 현장에 제가 있었다 없었다가 중요한 게 아닌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자꾸 프레임을 그쪽으로 옮겨간다"며 "해명 과정에서 했던 이야기 중에 다른 게 나타나면 저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싶어서 하는 것인데, 그것은 이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서류 공개는) 보통 2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사안에 따라 일주일 이내에도 되고 하루, 이틀만에 나오는 경우도 있고 천차만별"이라고 밝혔다.
KBS는 앞서 오 후보가 2005년 내곡동 땅 측량에 참여했고 이로부터 9일 후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조사설계 용역 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수의 경작인이 당시 현장에서 오 후보를 봤고, 대화도 나눴다고 전했다. 또 당시 측량팀장이 "현장에서 오세훈 후보를 봤다"며 "측량이 끝날 때쯤 하얀색 상의에 선글라스를 끼고 왔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오 후보의 의혹과 관련한 보도 내용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엄연히 국민의 방송료를 받아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선거 때를 맞이해 어느 특정 정당을 위한 편파적 보도를 일삼는 게 과연 공영방송으로서 취해야 할 태도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은 오 후보 보도 관련해 KBS를 항의 방문했다.
민주당은 오 후보가 내곡동 땅 관련 자신의 해명을 뒤집을 증언자가 나오면 사퇴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했다.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현장에 간 사실이 없다던 오 후보 측의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오 후보는 더 거짓 해명으로 유권자를 기만하지 말고 본인이 한 말에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서울시장선거야당후보검증TF는 내곡땅 측량 당시 오 후보가 있었는 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오 후보를 봤다'고 증언한 경작자와 측량 팀장, 오 후보간 3자 대면을 요구했다. 노웅래 의원은 "더 이상의 진실공방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서울시민들 앞에 당당히 서서 1차 증인 경작자, 2차 증인 측량팀장과 3자 대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가 29일 내곡동 땅 측량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국토정보공사에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했다. 사진은 오 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