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정부 여당이 내세운 전체 공무원의 재산 등록 방침에 이념을 떠나 교원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교사가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논지다.
보수 성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31일 입장문에서 "부동산 개발정보나 투기와 아무 관계도 없는 교원은 물론 전체 153만 공무원·공공기관 직원까지 재산을 공개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교사가 무슨 업무상 기밀로 투기한단 말인가"고 반문했다.
이어 "현재 교직 사회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스승의 날 제자가 달아주는 카네이션 한 송이, 커피 한잔도 금지하고, 학교장은 매년 2차례 전 교직원과 거래업체 대상으로 청렴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전체 교원, 공무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매도함으로써 허탈감과 사기 저하만 초래할 뿐 아니라, 개인 정보 노출로 범죄에 악용되거나 재산 수준에 따른 교사 평판 등 교권 침해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보여주기식 방안보다는 차명 투기 적발 등 실효성 있는 투기 근절 방안을 마련하고, 재산 등록은 관련 업무 공직자 등 타당한 기준과 범위를 세워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가 교직 사회 뜻을 무시하고 강행할 경우 뜻을 같이하는 교원·공무원 단체와 함께 강력하게 반대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 성향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성명문을 내 "부동산 투기의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에 허탈함을 느낀다"며 "이미 시행하고 있는 고위 공직자의 재산등록과 정보 공개로 투기 혐의를 몇 건이나 적발하였는가 되돌아 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토지와 집을 소수가 소유하고 이를 통해 재산을 증식하는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고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면서 "토지를 공공재로 보는 토지공개념을 세우고 이에 기초해 법안을 마련하라.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하고, 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부동산 부패 청산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