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연예인과 그 가족을 둘러싼 재산 논란이 일고 있다. 여러 언론에 의하면 해당 연예인의 가족이 가족 명의로 소속사를 운영하면서 해당 연예인에게 계약금, 출연료 등을 지급하지 않았고, 수익 대부분을 모두 가족 명의로 이전한 후 이를 반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대강의 내용이다.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가족(구체적으로는 해당 연예인의 형과 형수)의 행위는 형법상 횡령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의 반환을 거부하면 성립하는 것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다만 문제 되는 것은 친족상도례 규정이다.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라고 하는 것은 친족 사이의 재산상 위법 행위에 대해서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하는 형사상 특례이다(형법 제328조). 구체적으로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하고, '그 외의 친족 간의 죄'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이른바 친고죄).
이 제도는 가족의 평화를 위해 친족 간의 일을 국가권력이 간섭하지 않고, 되도록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가정 내의 재산이 가족 공동체의 재산일 수도 있는 등 특정인의 보유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가 현실을 고려하여 국가가 이에 개입하는 것이 가정의 평온과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 취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기에 해당하는 재산상 위법 행위로는 절도죄, 사기죄, 공갈죄, 횡령죄, 배임죄, 장물죄, 권익행사방해죄 등이다. 이 사건의 경우 횡령죄가 문제 되며, 형과 형수는 친족상도례상 친족에 해당하므로 친족상도례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있다. 다만 여러 매체에 의할 경우 해당 연예인과 그 가족이 동거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이므로 연예인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제기가 가능한 친족에 해당한다. 친고죄는 범죄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하므로 범죄사실을 인지한 시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범죄사실을 인지한 시점이 6개월을 도과하였더라도 이번 사건의 피해자를 해당 연예인인 동시에 그 연예인의 '전 소속사'로 본다면 처벌 가능성이 있다. 가족들은 해당 소속사의 대표였으므로 매체들이 제기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연예인의 재산이자 동시에 회사의 재산을 횡령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피해자가 '회사'이므로 친족상도례와 상관없이 횡령죄가 별도로 성립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친족상도례에 관련한 논의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동거 친족에게 급여와 재산을 횡령당한 지적장애인 피해자를 위해 헌법소원이 제기되었고 심리 중인 상황이다. 차제에 이 제도의 취지와 목적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헌법에서 규정하는 재산권 보호와 행복추구권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해당 연예인의 건강과 안녕을 빈다.
이진우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