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운동가 고 정경모 선생, 51년만에 고국서 잠들다

89년 방북 사건 후 자수서 거부…봉안위 "평화 상징으로 남을 것"

입력 : 2021-04-02 오후 3:54: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통일운동가 고 정경모 선생이 작고 후에야 사실상의 망명 생활을 마치고 고국에서 영면했다. 1970년 일본으로 건너간지 51년만이다.
 
고 정경모 선생 유해봉안위원회(봉안위)는 2일 오전 서울 강북구 '문익환 통일의 집'에서 노제를 진행하고 오후 경기 모란공원에 유해를 봉안했다.
 
고인은 1924년 서울에서 출생해 1945년 일본 게이오대 의학부를 수료하고 광복 후에는 국비장학생으로 미국 에모리대 문리학부를 다니기도 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연합군 통역관을 맡으면서 역시 통역관이었던 고 문익환 목사와 친분을 쌓았다.
 
박정희 독재정권에 반발해 1970년 일본으로 정치적 망명을 택하고, 역시 1972년 일본으로 망명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교분을 쌓아 1년 뒤에는 석방운동을 진행했다.
 
80년대 통일운동을 본격적으로 하다가 1989년 문익환 목사와 같이 방북해 북한의 허담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4·2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자수서를 쓰면 귀국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당국의 제안을 뿌리치고 일본에서 여생을 보내다 지난 2월16일 세상을 떠났다.
 
이날 서울 중구 복합장례공간 채비에서 오전 10시에 발인이 이뤄진 이후 봉안위는 11시 고인의 유해를 들고 통일의 집을 둘러봤다. 
 
송경용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사회연대위원장은 "오늘은 역사적 발걸음하고 민족 통일 위해 발표했던 4·2공동 선언 32주년되는 아주 뜻깊은 날"이라며 "너무나 오랜 시간 그토록 그리워하던 이 땅을 밟지 못하고 유해가 되서 왔다"고 말했다.
 
고 정경모 선생 유행봉안위원회(봉안위)와 유족 등이 2일 오전 서울 강북구 '문익환 통일의 집'에서 노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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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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