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제조업 체감경기전망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세계경제의 회복세에 따른 수출 증가와 2월말 시작된 국내 백신 접종이 경기회복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과 환율 변동성, 금리 발작 가능성 등에 대한 불안심리는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직전 분기보다 24p 상승한 99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이는 2014년 3분기(103) 이래 6년 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경기전망지수는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주요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및 전세계 백신접종 확대에 힘입어 최근 3개월 동안의 수출이 전년대비 11.1% 증가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더해 최근 국내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도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출과 내수부문의 체감경기는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다. 2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109로 직전분기(82)보다 27p 상승했으며, 내수부문은 97로 24p 올랐다.
업종별로는 '화장품(107)', 'IT가전(105)', '기계(105)', '의료정밀(104)', '식음료(103' 등이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기준치(100)를 웃돈 반면, '조선·부품(71)'업종은 기준치를 밑돌았다. 조선업계는 대형조선사들의 경우 최근 수주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소형조선사들의 일감 가뭄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이 꼽은 대내외리스크 그래프. 사진/대한상의
지역별로는 건설업 회복이 호재로 작용한 강원(121)을 비롯해 광주(117), 대전(115), 서울(114) 등 11곳이 100을 상회했다. 반면, 부산(81) 등 6개 지역은 100을 하회했다. 자동차·부품업계가 많이 몰려있는 부산의 경우 최근 완성차업계 생산차질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로나로 인해 국내 4차산업혁명·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73.1%는 '더 빨라졌다'고 답했다. '경제 양극화'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85.6%가 '심화됐다'고 답한 반면, '완화됐다'는 응답은 0.9%에 그쳤다.
'올해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대외 리스크'로는 '환율변동성'(42.9%), '유가 등 원자재가 상승'(27.9%), '미중 무역갈등을 포함한 보호무역주의'(25.5%), '신흥국 경기침체'(24.3%) 등의 순으로 꼽았다.
대내 리스크로는 '코로나 재유행'(77.5%), '기업부담법안 입법'(28%),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국내 금리 발작 가능성'(27.1%), '가계부채 증가'(12.6%) 등을 꼽았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기업들의 경기회복 기대심리가 살아나고 있지만, 대내외리스크 요인들도 적지 않다”면서 “기저효과를 넘어선 실질적 경기회복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코로나 방역과 백신접종에 대한 범국민적 협조와 함께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발 금리 발작 가능성 등에 대한 정책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