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올해 2분기 은행 가계대출에 대한 문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가능성과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대출 옥죄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2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 태도 지수는 -2로 강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수(100~-100)가 마이너스(-)를 보이면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의미다. 플러스(+)일 경우에는 반대다. 이번 지수는 한은이 201개 금융기관 여신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가계주택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18로 전분기(-6)보다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가계일반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6에서 -9로 강화한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른 영향이다. 정부는 이달 안에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적용 대상 확대 등을 포함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 증대 등도 전분기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3으로 전분기 0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소기업 대출태도는 18에서 6으로 전망됐다. 중소기업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 중소법인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 연장 등을 반영해 완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더욱이 은행들의 대출 옥죄기는 한층 높아진 신용위험 경계감과 무관치 않다.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26으로 전분기(13)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가계의 신용위험도 9에서 24로 급증했다. 무엇보다 가계소득 개선에 대한 부진과 금리 상승 등으로 채무 상환능력 저하가 우려되면서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중소기업도 21에서 26으로 높은 전망이 예상된다. 코로나 영향 지속에 따른 채무상환능력 약화,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성 등에 따른 요인이 작용했다. 다만 대기업은 6으로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가계의 은행 대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의 대출수요지수는 23에서 9로 감소했으나 가계일반은 12에서 15로 확대됐다. 생활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심리 회복 등이 가세하면서 전분기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택자금 수요는 9에서 -12를 전망하고 있다. 주택 거래량 둔화와 입주물량 감소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최근 부동산114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물량은 1분기 7만6000호에서 2분기 4만8000호로 감소를 전망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1분기 32에서 2분기 18로 증가세를 전망하고 있다. 운전자금 수요와 불확실성에 따른 유동성 확보의 필요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6에서 -3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도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호저축은행은 3에서 3, 신용카드회사는 '13에서 -6, 상호금융조합은 -21에서 -21, 생명보험회사는 -1에서 -1을 기록했다. 특히 신용카드회사는 카드론 증가에 따른 리스크관리를 위해 일부 대출의 문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12일 올해 2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 태도 지수는 -2로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은행 대출 창고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