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권성동·김기현(4선), 김태흠·유의동 의원(3선) 의원 등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제 1야당 원내 수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4파전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경선은 4·7 재보궐 선거 압승으로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하고 야권 통합과 정권 교체를 누가 선도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당 대표 도전을 위해 원내대표직 조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오는 22일께 원내대표 경선 공고가 나간 뒤 이르면 26일 새 원내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도전 의사를 밝힌 의원은 총 4명이다. 김태흠·김기현 의원은 전날 차례대로 출마 선언을 했고 권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도전을 공식화했다. 유 의원은 20일 공식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먼저 당 내 '강성파'로 분류되는 김태흠 의원은 거대 여당을 상대로 한 '강한 야당 원내대표'가 될 것 임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로 친문당'으로 전열을 재구축하고 의회 독재, 입법 폭주를 예고했다"며 "그에 맞서기 위해서는 투쟁력 있고 결기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원내대표 직을 정치적 미래를 위한 디딤돌로 여기지 않고 오직 사생취의(捨生取義)의 자세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치 생명을 걸고 뛰겠다"며 당 대표나 원내대표 자리를 개인의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징검다리나 디딤돌로 삼아선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기현 의원은 '통합' 정치를 강조했다. 특히 정책위의장 등 핵심 당직과 울산시장을 거친 경험과 어느 진영에도 치우치지 않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아 당 내 비토 세력이 거의 없다"며 "그런 면에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 내외 여러 인물과 세력을 통합하면서 대선 후보를 공정하게 선택해 세우는 데 있어 최적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과 공감을 통해 '뺄셈과 배제의 정치'가 아닌, '덧셈과 포용의 정치'로 역동적인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모든 대선 후보를 포용하는 통합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대선을 앞둔 원내대표는 사심 없이 오로지 정권 교체라는 대의만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며 "지금 거론되는 당 내외 대선 후보들과 저는 어느 하나 편중됨이 없이 두루 친분을 가지고 있다. 모든 대선 후보를 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를 위해 야권 통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고, 지도부 일원이 된다면 여러 방법을 동원해 윤 전 총장과 접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경선 당일까지도 특정 후보의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당권 경쟁 구도를 비롯해 101명의 의원 중 초선이 56명으로 원내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표심 향방이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 메이트제 폐지 등도 변수다.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분리 선출로 규정이 바뀌면서 러닝 메이트 없이 원내대표 독자 경선으로 진행돼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의 압승으로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권성동·김기현 의원의 양강 구도라고 하지만,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초선 의원들의 표심도 크다. (김태흠·유의동 의원을) 지지하는 초선들도 많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를 두고 왼쪽부터 권성동·김기현·김태흠·유의동 의원이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 뉴시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