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8일 "남북 관계는 가다 서기를 반복할 수 있지만, 인도적 협력만큼은 단 한 순간만이라도 멈추어 설 수 없다"며 남북의 인도적 협력이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북 식량 지원 계획도 필요할 때 즉각 시행되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산림비전센터에서 열린 '남북 생명·경제공동체 추진 방안' 토론회에서 "통일부는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 시작은 가장 시급한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 분야를 재개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참석했다.
이 장관은 "인도적 협력은 정치·군사·안보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지속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정부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등 보건의료 협력과 민생 협력 등 인도적 협력을 일관되게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장관은 북한의 식량 부족 문제에 대해 "유엔 공동보고서는 북한 주민의 47%가 영양 부족이라고 밝혔다"며 "오랜 기간 제재로 인한 어려움에 더해 작년 수해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지속으로 상황은 더욱 안 좋아지면서 올해 식량 부족량은 100만톤 이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통일부의 대북 식량 지원 계획에 대해 "남북 민생협력을 규모 있게 추진해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게 올해 남북협력기금에도 관련 예산을 이미 반영해놨다"며 "북한의 반응, 북중 국경 상황과 우리 국민의 공감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할 때 즉각 시행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북한 농가 내 비료 품질 문제가 불거지고, 농기계의 70%가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필수 영농자재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3월 북중 무역을 일부 소폭 재개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국경이 열릴 것을 대비해 민간이 주도하는 인도적 대북 물자 반출도 다시 승인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정부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는 호응하는 입장이지만, 제재의 틀 안에서 제한적 교역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한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시작으로 제재 조치가 완화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산림비전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