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노동자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가 1주기를 맞았으나 산업재해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노동계는 산업재해 사망 사고에 대한 방지 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원·하청 구조개선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용인 물류창고를 찾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직접 현장을 살피는 등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 강화를 주문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사고 1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경기도 용인시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을 방문, 화재·폭발 등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를 점검했다. 용인시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은 지난해 4월 29일 한익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로 38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곳이다. 현장 노동자 10명도 부상을 입은 바 있다.
정부는 대형 참사를 막기위해 지난해 6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건설현장 화재안전 대책'을 발표하는 등 이행을 약속했으나 사망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재해를 포함해 산재 예방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업장은 1466곳에 달한다. 지난 24일에도 남양주 오피스텔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망 1명, 부상 17명이 발생했다.
이재갑 장관은 “1년 전 발생한 참사가 더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발주자·시공사·협력업체가 협력해 안전관리에 힘써야 한다”며 “화재사고는 언제든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경미한 화재사고라도 산재예방을 위해 즉시 현장 출동, 법 위반 시 작업중지 등 화재사고 근절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는 이천 참사의 원인을 원·하청 구조로 지목하고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천 화재 사고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계획 보다 2배 많은 인력을 투입되면서 동시에 진행해서는 안되는 우레탄폼 발포와 용접 등 화재와 폭발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재피해노동자의 가족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캠페인단은 이날 한익익스프레스를 최악의 살인기업 1위로 선정했다.
이날 캠페인단은 "사고가 있었던 공사현장에서 원청은 무려 아홉 군데의 업체에 재하청을 맡겼다"며 "다단계 하청구조를 만든 책임은 바로 발주사의 안전 책임 방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단계 하청 구조는 하청업체로 하여금 수익성 때문에 공사기간 단축 압박을 받게 하고 안전관리도 소홀히 하게 한다"며 "이는 한익스프레스 관계자 다수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입건됐다는 점에서 다시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28일 향후 2주간 전국 냉동·물류창고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건설현장 화재대책 이행여부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24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남양주시 오피스텔 신축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