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코로나가 종식돼도 장기적으로 실업률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위기 이후 산업구조 변화로 노동수요가 감소한 반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로 인한 노동공급 증가는 추세적인 실업률 상승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발 충격까지 가중되면서 실업률이 더욱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이후 경기가 좋아져도 추세적 영향으로 인해 실업률 하락을 단언하기 어렵다는 진단에서다.
2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고용상태간 노동이동 분석을 통한 실업률 분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발 영향으로 연평균 실업률이 4.0%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를 겪던 2001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위기 여파가 시작된 2005년의 실업률은 추세상 3.4%다. 하지만 실제로는 3.8%까지 올라갔다. 경기순환 영향이 0.4%포인트의 실업률 증가를 가져온 셈이다.
반면 2020년 실업률은 추세상으로 3.9%에 달한다. 2019년 실업률 3.8%를 보면 추세상으로는 0.1%포인트 증가다. 코로나19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0.1%포인트 증가한 4.0%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금융위기 이전 경기침체기에는 실업으로의 유입이 상당폭 상승했으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기침체기에도 하락하거나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실업률 순환변동과 경기순환과의 상관관계가 크게 약화했다"고 평가했다.
순환변동은 시간적 변화에 따라 경제 현상을 관찰할 때 수년 동안의 간격을 두고 오르내리는 현상을 가리키며, 경기순환은 호경기·공황·불경기의 경제 현상이 반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실업률의 순환변동은 경기순환의 불경기가 올라가고 호경기에는 내려가는 '경기역행성'을 띈다. 그런데 2010년 금융위기 이후 실업률의 역행성이 줄어 실업률의 순환변동과 경기순환과의 상관관계가 크게 약화됐다는 것이다.
원인으로는 실업상태에서 취업하는 '실업-취업 전환율'과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취업하는 '비경활-취업 전환율' 추세가 금융위기 이후 상당폭 하락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자동화 등 산업구조 변화와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로 신생기업이 감소하면서 고용창출 능력이 약화됐는데, 고학력화 등으로 청년층의 구직활동은 길어지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등 노동참여가 늘어난 것을 영향을 봤다.
즉, 노동의 수요가 줄고 공급은 증가하면서 경기변동과 관계없이 실업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김병국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금융위기 이후에 은퇴세대 잔류가 많아지고, 여성 경활참여율이 높아지는 경제구조 변화로 인해 실업률이 추세적으로 계속 올라온 영향을 감안했을 때 3.9%를 차지한다"며 "0.1%는 추세적 변화 이외에도 코로나로 인한 충격으로 더 크게 실업률이 올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코로나로 인한 것은 코로나가 종식이 되면 평균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갈 때는 실업률은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래프/한국은행.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